정문국 사장, 신한생명 ‘선장’으로 영전…다른 임원들도 입지 강화 ‘차기’ 기대감
신한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최고경영자(CEO)로 정 사장의 후임에 신한 측 인사를 내려 보내지 않을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신한금융그룹 내에서는 보험 관련 경험이 있는 임원이 많지 않다. 특히 오렌지라이프의 재무건전성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신한생명보다 더 나은 점을 감안해도 이른바 ‘점령군’ 인사는 쉽지 않다. 이렇게 되면 정 사장이 이끌던 현재 임원진 가운데 차기 CEO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신한생명 사장 후보로 내정되면서 오렌지라이프 임직원들이 웃음 짓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합병까지는 최소 1~2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두 회사의 영업전략이나 조직구성이 상이한 데다 오렌지라이프가 현재 상장회사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지주회사들은 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는 게 보통이다. NH농협금융 산하 NH투자증권이 유일한 예외다.
신한지주는 2004년과 2007년 각각 조흥은행과 LG카드를 합병했다. 조흥은행을 존속법인으로 신한은행을 합병했고, 신한카드의 모든 사업부문을 LG카드에 매각했다. 기존 조흥은행과 LG카드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는 주식 공개매수를 했고, 대가는 현금 대신 신한지주 주식을 발행해 지급했다.
같은 방식이면 신한지주 내 생명보험 부문은 오렌지라이프가 존속법인이 돼 신한생명을 껴안는 게 유력하다. 조흥은행의 흡수합병 모델과 LG카드의 영업양수 모델의 선택 변수는 신한지주 주주 부담 최소화다. 주주가치 희석을 유발하는 증자는 피하는 게 중요하다.
LG카드 모델은 신한지주가 신한생명 사업부문을 오렌지라이프에 파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오렌자라이프의 자금을 활용해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공개매수할 수 있다.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감수해야 한다. 조흥은행 모델, 즉 합병이면 통합법인의 지분율이 지금보다 높아진다. 소수주주 지분은 통합법인이 자사주 매입 형태로 사들이든지 신한지주가 주식을 발행해 교환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자사주를 단 한 주도 보유하지 않은 신한지주는 최근 2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증자 없이 매입한 자사주는 오렌지라이프 주식과 맞교환될 수도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