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잔은 차갑게, 서비스는 뜨겁게
호프집은 1980년대부터 전국 상권단위로 출점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시장규모는 약 5조 원 이상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기존 점포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면서 ‘전문점화’한 호프전문점의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고 호프전문점의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창업이 쉬운 만큼 경쟁 또한 치열하기 때문이다.
호프전문점의 경우 기존 점포가 영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근에 신규 브랜드가 출점하는 일이 흔하다. 신규 브랜드가 출점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단 한 번 방문해 보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한정된 수요가 나눠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운영자는 새로운 경쟁 점포의 출현에 늘 신경을 써야 하고 경쟁점이 출현했을 경우 비교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지속적인 신 메뉴 개발, 시설경쟁력 확보, 서비스경쟁력 제고에 신경을 써야 한다.
호프전문점 창업 절차는 간단하다. 해당 상권 내 호프 관련 경쟁업소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하고 유력한 경쟁점포의 메뉴 및 영업상황을 체크하도록 한다. 식자재 업체리스트를 확보하고 관할구청에 영업신고,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 신청을 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외장)다. 소비자들은 경쟁력 있는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로 꾸며진 주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안주의 만족도까지 높은 호프전문점을 선호하는 추세이므로 정통 생맥주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쟁력 있는 안주를 갖춘다면 성공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 대다수의 호프전문점은 요리를 강화한 콘셉트로 방향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호프전문점 창업에 적합한 장소는 어떤 곳일까. 전문가들은 역세권, 오피스밀집상권을 최적의 입지로 꼽는다. 유동인구가 많아 안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가시성과 편의성이 확보된 1층 매장 또는 2층 매장을 공략하면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상권의 특성상 점포 비용 부담이 크고 고정 지출 비중도 높기 때문에 초보자의 경우 안정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두 번째 입지는 대학가상권이다. 과모임 동아리모임 등 수시로 단체고객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학생들이 주 소비층이므로 객단가가 낮아질 경우 자칫하면 순이익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방학 기간에는 매출 하락을 줄이기 위한 영업방안을 세워야 한다.
세 번째 입지는 아파트상권이다. 아파트상권은 호프집을 찾는 주부층 고객이 부쩍 늘어나면서 호프전문점의 새로운 입지로 부상하고 있다. 주부를 대상으로 입소문 전략만 잘 세운다면 짧은 시간 안에 안정궤도에 오를 수 있다. 반면 시설경쟁력 및 서비스경쟁력이 미비하면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는 위험성이 큰 상권이기도 하다.
상권에 따라 가격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대학가상권의 경우 저가메뉴 개발에 신경을 써야 하고, 오피스상권이나 주택가상권의 경우 가격보다 상품경쟁력에 치중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호프전문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입지경쟁력, 서비스경쟁력, 브랜드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쟁력 있는 입지는 기본적인 수요가 형성된 상권의 1층 165㎡(50평)이상의 중대형 점포다. 규모와 분위기, 가격이 비슷하다면 소비자들은 보다 친절하고 서비스가 좋은 곳으로 몰리게 마련이므로 교육을 통해 종업원의 서비스경쟁력도 높여야 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선택할 경우 사업성이 검증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향세에 접어든 브랜드의 경우 투자원금을 회수하기도 전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호프전문점을 개설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투자비용이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130㎡(40평) 규모라면 권리금을 포함한 점포 비용이 보통 2억 원 정도 든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상권과 입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경우 가맹비 및 교육비, 인테리어 및 시설, 초도상품비 등 점포 초기시설비용이 1억 원 정도 들어간다. 브랜드별로 차이가 있지만 중대형 호프전문점의 투자비용은 최소 2억~3억 원 정도라는 얘기다.
경쟁력 있는 점포의 경우 하루 평균 매출액은 150만 원 이상이다. 월 매출액으로 따지면 4500만 원 정도인 셈이다. 여기서 임대료, 인건비, 기타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점주의 세전 순이익은 800만~10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도움말=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