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입맛을 보쌈하라
▲ 경쟁력 있는 보쌈전문점의 경우 여러 가지 한방재료를 첨부해 삶아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냄새를 없애고 부드러운 육질을 선보이고 있다. | ||
보쌈전문점은 이러한 김치와 돼지고기를 결합시킨 음식점이다. 메뉴 특성상 특별한 유행을 타지 않는 데다 고기를 삶아내는 조리법이 웰빙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져 대부분의 상권에서 안정적인 곡선을 그리고 있는 아이템으로 꼽힌다. 홀뿐만 아니라 배달 판매도 가능하며 야식 메뉴로 인기가 높은 것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그러나 만만한 아이템은 아니다. 대중적인 메뉴인 만큼 높아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쌈전문점 ‘창업의 정석’을 알아봤다.
삼겹살집이나 숯불갈비집의 경우 닥트시설(환기구), 불판관리, 테이블 서비스 등 번거로운 측면이 있지만 보쌈전문점은 한 번 서비스가 이루어진 후 추가 주문만 받으면 되므로 다른 고깃집에 비해 운영 편의성이 높은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보쌈전문점은 경쟁업체가 난립하는 아이템이 아니지만 전체적인 시장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보쌈전문점은 크게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독립점 형태의 음식점으로 나뉜다. 가맹점의 경우 선발업체와 여러 개의 중소 브랜드가 지역 상권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며 독립점은 배달 성격이 강한 소형 음식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경쟁 상황이 다른 아이템에 비해 아주 치열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보쌈전문점의 위험요인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즉 상품경쟁력으로부터 발생하는 위험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보쌈전문점의 상품은 고기와 김치다. 이 두 가지의 맛이 떨어지면 경쟁 점포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매출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상품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고기 맛의 차별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 양질의 원재료 확보, 손질, 삶아내는 방법 등 시장에서 식탁까지의 전 과정이 고기 맛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돼지 특유의 냄새를 없애고 육질이 부드러운 고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기를 삶아내는 방법이 중요하다.
김치 맛의 차별화도 중요하다. 업계 종사자들은 김치가 보쌈 전문점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라고 입을 모은다. 체인점의 경우 차별화된 보쌈김치 양념 속을 매일 제조, 특수포장지로 포장해 가맹점에 공급함으로써 맛의 차별화와 균일화를 시도하고 있다. 독립점 역시 고유의 김치 맛을 내세워야 한다. 단, 김치 맛이 너무 달면 남성 고객층에게 외면당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맛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보쌈전문점 창업에는 어떤 준비과정을 거쳐야 할까. 우선 인근에 위치한 장사가 잘되는 점포의 메뉴와 가격, 식사메뉴 등을 조사하도록 한다. 독립점을 준비한다면 양질의 돼지고기 수급처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외장)를 준비하고 좌석은 상권에 따라 온돌방식 또는 입식테이블을 선택하도록 한다. 그후 음식업중앙회의 식품위생교육을 이수하고 관할 구청, 세무서에 영업신고와 사업자등록 신청을 마치면 된다.
보쌈전문점에 적합한 입지는 어떤 곳일까. 전문가들은 주택가 진입로 주변 상권을 첫 번째로 꼽는다. 주 고객이 주부 및 가족단위의 손님임을 감안할 때 이들의 접근성이 좋은 주택가 진입로 주변 1층 매장이 최적 입지라는 것이다. 반면 직장인 수요는 적기 때문에 점심 매출이 기대 이하일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두 번째 입지로는 아파트 주거지역 내 상권이 꼽혔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곳이라도 퇴근길 틈새 상권에서 경쟁력 있는 맛과 시설을 갖춘다면 오히려 수익성이 좋을 수도 있다. 세 번째 입지로는 역세권, 오피스 밀집 상권이 꼽혔다. 직장인들이 밀집한 역세권이나 오피스 밀집 상권, 먹자 상권 내 가시성과 편의성이 확보된 점포는 특별한 홍보가 없어도 기본적인 매출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보증금, 월세, 권리금 등 지출이 높아진다면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보쌈전문점 창업에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점포 임대비용이다. 1층 100㎡(30~50평) 이상의 매장을 확보해야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비용도 만만치 않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경우 가맹금과 보증금 등을 포함한 인테리어, 시설비용은 165㎡ 기준으로 대략 1억 5000만~2억 원 정도다.
독립점이라면 1억 원 이내를 예상할 수 있다. 수익성을 분석해 보면 상권과 입지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하루 평균 80만~1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165㎡(50평) 정도의 중대형 체인점의 경우 일평균 150만~2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원가, 인건비, 임대료,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점주의 마진율은 20% 정도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