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종양내과 김성근 과장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30대 A씨는 어릴 때부터 목에 있던 혹이 요즘 커진 듯한 기분이 들어 병원에 검진을 받으러 갔다. 혹을 제거해야 할 때가 왔을까 생각했던 A씨는 생각지 못한 ‘갑상선암 초기’ 판정을 받았다. 특별한 증상이 없었기에 더 충격적인 암 진단이었다.
갑상선에 생긴 혹을 갑상선 결절이라 한다. 이중 5~10%정도가 갑상선 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갑상선암은 소위 ‘착한 암’이라 불린다. 진행 속도가 느리고 완치율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상선암도 암인 만큼 피막을 뚫고 나가 기도나 식도, 혈관, 성대 신경 등 주변으로 전이가 된다면 큰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다.
갑상선암은 연간 4만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국내 여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다. 갑상선암은 크게 분화 갑상선암과 저분화갑상선암, 미분화암(역형성암), 수질암, 기타 암으로 나뉜다. 그 중 분화 갑상선암의 종류인 갑상선 유두암은 전체의 90%이상을 차지하며 주로 20~50대 여성들에게 발병한다.
분화 갑상선암 중 여포암은 두 번째로 많지만 예후가 좋아서 치료만 잘 받으면 생존율이 높다. 반면 미분화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1% 미만을 차지하는데 분화 갑상선암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분화의 방향이 역전돼 생기는 것으로 발병 시기도 분화암보다 약 20년 정도 늦어 60대 이후에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진단됐을 때 이미 수술 불가능한 경우도 많으며 치료 효과가 거의 나빠서 진단 후 수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암이야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갑상선암의 위험요인으로 가장 잘 입증 된 것은 방사선 노출이다. 방사선으로 인한 발생한 갑상선암의 95%가 유두암이다. 방사선 노출의 경우에는 치료에 따른 노출, 유출사고에 의한 노출이 있는데 보통 어릴 때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갑상선암 발생 가능성이 크게 증가한다. 그 외에 유전적인 요인, 기존의 갑상선 질환이 악성이 될 경우 등으로 꼽을 수 있다.
갑상선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 우연히 목에 혹이 생긴 것을 알고 검진을 받다가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갑상선의 결절이 크거나 갑자기 커진 느낌이 들 때, 결절이 기도를 눌러 호흡이 힘들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 졌을 때, 목소리 변화가 생겼을 때, 결절이 주위 조직에 붙어 잘 움직이지 않을 때, 매우 딱딱한 결절이 만져질 때, 결절과 같은 쪽에 경부 림프절이 만져질 때, 가족력이 있을 때 의심을 해 봐야한다.
이런 경우 병원에 가기되면 초음파 검사나 세침흡인 검사로 진단을 하게 된다. 세침흡인 검사는 갑상선 종양에서 세포를 추출하는 방식이기에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이 두 검사로도 찾기 어려울 땐 CT로 암세포를 찾아낸다.
수술에는 경부절개수술, 내시경수술, 로봇수술이 있다. 절개수술은 목 아래 부분에 약5~6cm를 잘라내는 방식이고, 내시경 수술은 양측 유륜과 겨드랑이에 작은 구멍을 내어 갑상선을 잘라내는 방식이다. 로봇수술은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권장되지는 않는다.
수술이 일반적이고 이후 재발의 가능성이 보이면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하게 된다. 또한 수술 후 갑상선 호르몬을 체내에서 만들어내지 못하므로 갑상선호르몬을 복용하게 된다.
온종합병원 김성근 과장은 “갑상선암은 착한 암이라 불리지만 그만큼 발병률이 높기에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후에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와서 칼슘수치가 떨어질 수 있기에 칼슘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재발 및 전이의 가능성이 있기에 지속적인 검진이 중요하다”며 사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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