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원예생산공학실험실 밝혀…대기 중 ‘미세먼지’ 영향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 농업생명과학대학 원예생산공학실험실(농업식물과학과 정병룡 교수)은 경상남도 진주 지역 가운데 미세먼지 발생 원인이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 3개 지역(공단, 고속도로 인근, 농촌)에서 엽채류를 재배해 중금속 함량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작년 9월 13일부터 10월 2일까지 쑥갓, 시금치를 이 3개 지역에서 재배했다.
연구기간 중 이들 전 지역 대기 중의 PM2.5(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미세먼지) 농도는 환경부 기준 ‘나쁨’ 이상 비율이 5% 이하로, 대체로 ‘좋음’과 ‘보통’ 수준이었다.
연구팀이 엽채류 재배 후 중금속 함량을 분석한 결과 생체중량 기준으로 납(Pb)은 고속도로 인근지역에서 재배된 쑥갓과 시금치에서 0.383mg/kg, 0.427mg/kg로 나타나 국내의 엽채류 내 중금속 기준(식품의 기준 및 규격.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18-60호)인 0.3mg/kg을 상회했다. 카드뮴(Cd)의 경우 모든 지역에서 식품안전기준인 0.2mg/kg을 넘지 않았다.
다만, 가정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세척법을 통해 중금속이 상당 부분 제거됐고 납도 안전기준치 이하로 떨어져, 식품안전의 측면에서 세척이 중요함을 보여줬다.
한편 공단지역에서 재배된 시금치에서는 다른 지역의 최대 15배에 달하는 수준의 8.43mg/kg의 알루미늄(Al)이 검출됐다. 알루미늄은 현재 식품안전기준이 없다. 또한 같은 지역에서 재배했더라도 엽채류 종류에 따라 중금속 함량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원예생산공학실험실 노경덕 연구원(경상남도 미세먼지대책자문단 위원)은 “이번 연구로 알루미늄 함량이 지역적 특성에 따라 높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많은 연구에서 알루미늄이 소아의 뼈나 신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미세먼지 중 알루미늄 오염으로 인한 식품안전에 대해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필요하다면 그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상대학교 정병룡 교수는 “미세먼지 오염과 안전한 농식품 생산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다양한 추가연구의 필요성이 있다”며 “고농도의 미세먼지 상황뿐 아니라 환경부 기준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이나 ‘보통’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장시간 지속될 경우의 영향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2018 ‘미세먼지 통합관리 전략 수립연구’보고서에 수록됐고 1월 10일 한국화훼학회에서 발표됐으며 이후 학술논문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가정 내 일반적인 세척방법은 2018년 경상대학교 원예생산공학연구실과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가 공동 조사한 ‘미세먼지가 식품안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가장 많이 응답한 내용을 적용했다.
가정에서 채소(상추 등 잎채소)를 씻을 때 사용하는 세척제에 대해 ▲사용 안함(47.4%)이 가장 많았고, 이어 ▲식초(30.4%) ▲베이킹소다(15.4%) ▲시판되는 채소전용 세제(6.8%)순으로 응답했다.
보통 가정에서 채소(상추 등 잎채소)를 씻는 방법은 ▲물에 담가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세척(63.2%) ▲흐르는 물에 세척(34.4%) ▲통에 물을 담아 세척(2.4%)한다고 답했다.
이 중 가장 많은 세척방법인 ‘물에 담가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세척(63.2%)’한다고 한 응답자는 하위질문에서 ▲통에 담은 물은 2회 교체(54.6%)하며 ▲흐르는 물에는 5초간(앞뒷면 여러 번)(51.0%) 세척한다고 답했다.
한편 2018년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공동대표 김민수)와 경상대학교 원예생산공학실험실이 KEI와의 ‘미세먼지 통합관리 전략 수립연구’의 일환으로 실시한 ‘미세먼지가 식품안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이 미세먼지가 농식품 안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안전한 농식품 생산을 위해 미세먼지가 농산물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52.3%)하고, 고농도 미세먼지 오염에 대비한 안전한 재배방안을 마련(45.3%)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나와, 이제는 미세먼지의 직접적 피해는 물론 식품오염으로 인한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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