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들 “백화점 정책 탓에 타격 받아…불만 많은 것이 당연”
매출 타격을 입은 롯데백화점 인천점 내부. 고객 수를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한산했다. 고성준 기자
[일요신문] 기존에 운영되던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이번에 새로 문을 연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과 약 5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최근 매출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월 말 인천점을 폐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저녁 6시 롯데백화점 인천점을 찾았다. 평일 밤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백화점 내부는 텅 비어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한산했다. 지하 1층 식품관과 6층 식당가를 제외하면 각 층마다 고객 수를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매장 직원들도 고객을 응대하기보다 어두운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더 눈에 띄었다.
입점매장 점주들은 인천터미널점 오픈 후 고객이 확 줄어 타격이 엄청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스포츠의류매장 점주 A 씨는 “1월이 12월에 비해 손님이 적다는 점을 감안해도 매장에 사람이 확연히 줄었다”고 토로했다. 여성의류업체 B 씨는 “예전에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라 이용 고객이 나뉘었는데 지금은 둘 다 롯데백화점이며 심지어 우대혜택도 인천터미널점이 훨씬 좋다”며 “그러다보니 매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롯데백화점은 인천터미널점 오픈을 준비하면서 공정위 권고에 따라 인천점 새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롯데백화점 인천점 점주들에 따르면, 최근 롯데백화점과 점주들의 간담회가 열렸으며 오는 2월 28일 인천점 폐점이 결정됐다. 앞의 B 씨는 “원래는 5월까지 (롯데백화점 인천점을) 유지·운영한다고 했는데, 백화점 측에서 오는 2월 말 폐점하기로 했다“며 ”입주매장들은 그때까지 다 빠져야 할 처지다”라고 전했다.
이번 폐점은 점주들의 귀책과 상관없이 롯데백화점이 근거리에 2곳의 백화점을 운영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롯데백화점 측은 점주들에 별도의 보상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여성의류매장의 C 씨는 “롯데백화점의 정책으로 우리가 타격을 받는 것이니 점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며 “그런데도 보상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남성복매장의 D 씨는 “이런 사태는 이미 1년 전부터 사실상 예상됐다“며 ”분통이 터지지만 이대로 5월까지 유지하느니 2월에 빨리 접는 것도 낫다는 입장도 있다”고 푸념했다.
롯데백화점 측도 인천점 2월 폐점을 준비 중이라고 인정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파트너사 및 협력사와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오는 2월 말 폐점으로 방향을 잡고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점주들 보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