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코치, 형량 줄이려 항소했지만 오히려 늘어…법원 “반성없이 폭력 행사”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문성관 부장판사)는 30일 상습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코치에 대해 징역 10월을 선고한 원심 보다 무거운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조재범 전 코치.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폭력을 수단으로 한 자신의 선수지도 방식으로 기소유예 처분 받은 전력이 있으나, 아무런 반성 없이 폭력을 써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판시했다.
조 전 코치와 피해자들의 합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강요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 전 코치는 자신의 폭행에 대한 경찰 수사와 재판이 시작되자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했다. 특히 피해자들이 거절하기 어렵게 체육계 지인 등을 동원해 집요하게 합의를 종용했다. 이에 심 선수를 제외한 다른 피해자들이 합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법원은 “각 합의는 피해자들의 자유로운 의사가 아닌 사실상 강요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합의서를 제출한 피해자 3명 중 2명은 합의를 취소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심 선수에 대한 범행에 대해서는 “심 선수의 법정 진술 태도에 비춰보면 피고인에 대한 상당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심 선수 폭행은 평창올림픽을 20여일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경기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검찰은 앞서 심 선수의 성폭행 피해 고소장이 접수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수사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재판 기일을 연장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문제가 된 이 사건의 범죄사실이 중하다고 판단해 공소를 유지하면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한편 조 전 코치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16일 훈련 중 심 선수를 수십 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중순에는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지난해 올림픽 개막 2달여 전까지 조 전 코치에게 수차례 성폭력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심 선수에 대한 성폭력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조 전 코치를 2차례 옥중 조사했다.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2월 중 조 전 코치를 검찰에 송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전 코치는 “성폭력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