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다큐멘터리3일’ 캡쳐
10일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3일’에서 다도해의 끝 섬 거문도의 72시간을 담았다.
여수항에서 여객선으로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거문도는 다도해의 끝 섬으로 풍부한 자원과 아름다운 경관을 간직한 곳이다.
거문도는 동도, 서도, 고도 등 세 섬이 원을 이루듯 에두르고 있다.
섬 가운데에 호수처럼 잔잔하고 수심이 깊은 바다가 있어 예로부터 남해 어업의 전진기지로 많은 배들이 정박했다.
거문도에는 1885년 영국군이 불법 점령해 2년 동안 주둔했고, 일본군도 섬을 장악해 1905년에 이곳에 등대를 세우기도 했다.
또 거문도 연안에는 삼치, 농어, 학공치와 미역, 성게 등 해산물이 풍부해 바다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20년여 전부터 주민들은 거문도 야산 등지에서 자생하는 쑥을 밭에 옮겨 심어 재배에 성공, 현재 200여 농가에서 연간 500톤 이상의 쑥을 재배하고 있다.
해풍을 맞고 겨울을 난 거문도 쑥은 미네랄이 풍부하고 향이 짙다. 또한 출하도 1월 말부터 시작하는 까닭에 비싼 값으로 전국에 출하되고 있다.
주민들은 새벽 동이 트기 전부터 밭에 나와서 해가 저물 무렵까지 쑥 채취에 열중한다.
쑥을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전까지 주민들은 대부분 바다에서 생업을 했지만, 쑥이 주요한 소득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어업 대신 쑥 농사를 짓는 가구가 많아졌다.
젊은 시절 외항선을 타며 바다를 누볐던 박다윤 씨는 외지 생활을 청산하고 30년 전 부인과 함께 거문도 죽촌마을로 귀향했다.
외지에 있을 때도 박다윤 씨에게 고향은 언제나 향수의 공간이었다고 부인 김정희 씨는 말한다.
새벽부터 쑥밭에 앉아 일하다 보면 온몸에 아프지 않은 곳이 없지만, 부부는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쑥을 채취한다.
김명숙 씨는 “겨울 지나고 처음 올라온 첫 쑥이라 부드럽다. 거문도 쑥은 소금기 있는 해풍 맞고 자라 섬유질도 많고 영양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