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 사원에서 CEO까지 역경사에 갈채...예비 창업자들, 경영 마인드 등 질문
특강 후 가진 기념촬영 모습.
[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내 사람의 프라이드가 곧, 나의 프라이드’라는 말을 항상 한다. 나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커피전문점 더리터 김대환 대표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부산대학교 내 효원산학협동관 1층 강의실에서 가진 특강을 통해 이 같이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거래처 등 관계자들과 만나면서 명함을 주고받을 때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그러기 위해선 임직원과 관계자들은 자기 주도적 성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생’을 중시한 김 대표는 ‘노력’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30대 중반까지 쉬는 날이 없었다. 새벽 4시 50분에 일어나 밤 11시까지 일했다”며 “오전엔 납품을 하고 잠깐 집에 들러 씻은 뒤 다시 오후엔 커피 매장을 돌며 영업을 했다. 일주일 만에 30군데 거래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IMF 시절을 겪으며 가정 형편상 직업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러던 중 우연찮게 지인의 추천을 받아 부산의 한 커피 회사에 입사한 뒤 납품부터 지역 매장 관리까지 일련의 업무를 모두 발로 뛰며 익혔다”고 덧붙였다.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 불과 15여년 만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경험을 담은 ‘창업 스토리’는 대학생 200여명의 박수를 이끌어 냈다. 이어 창업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사원에서 CEO까지 오르기까지 처세술이 궁금하다’는 이 대학교 4학년 한 학생의 질문에, 김 대표는 “욕심을 내려놓으려 한다. 손해를 보더라도 남에게 베풀기 위해 노력한다. 다만 적재적소에 베풀어야 하는 감각은 필수”라며 “경영을 하는 과정에서 욕심이 나더라도 있는 그대로를 얘기하려 한다. 진심은 통한다. 이게 저만의 노하우”라고 답했다.
‘회사를 키우면서 위기 상황에 맞닥뜨릴 때 어떻게 대처를 하는가’라는 또 다른 학생의 질문에 김 대표는 “많은 위기가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며 극복해 나가고 있다. 과거·현재·미래 흐름 속에서 국내외 트렌드를 계속 파악해야 한다. 쉴 새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영자에게 위기란 벗어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칼했다.
이어 “처음 시작한 사무실을 찾아 초심을 다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과거 창업 당시를 떠올리면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돌이켜 볼 수 있는 동시에 원동력이 생긴다. 회사를 함께 이끌어 나가는 임직원과 협력업체 관계자들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고객들 반응이 좋거나 매출이 상승한 덕분에 점주들이 ‘감사하다’는 말을 직접 들을 땐 희열도 느끼곤 한다”며 “매장 출점을 목표로만 하지 않고 점주와 협력을 전제로 한 상생 전략을 펼치면서 ‘국민 커피’ 더리터로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리터는 2015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1리터’라는 대용량 크기의 컵에 음료를 담아 판매하는 식으로 커피 업계에 발을 내딛었다. 이 회사는 물류시스템을 기반으로 원두, 시럽 등 재료를 저렴하게 대량 공급해 점주들의 부담을 덜어 주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덕분에 요즘 같은 불황기에 팍팍한 주머니 사정의 고객들과 상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이렇게 고객들 사이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전국에 매장 230여개를 구축할 정도로 순항 중이다.
올해 3월부터는 기존 톨(Tall) 사이즈의 음료를 없애고 미니리터(벤티·Venti) 사이즈 음료를 도입하면서 ‘국민 커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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