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인천공항으로 영종도와 연결된 용유도 을왕리 해수욕장 전경. | ||
용유-무의도 개발사업은 지난 1997년 인천시가 영종도 신공항 부근에 위치한 용유, 무의도 일대 땅 2백13만여 평을 ‘국제관광단지’로 개발키로 한 대규모 사업계획.
이에 따라 곧바로 이 지역을 사업지구로 지정한 인천시는, 재원마련을 위해 외국계 투자회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등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용유-무의도는 수도권과 가깝고 송림과 백사장 등 주변 경관 또한 아름다워 관광지로 유망한 데다, 영종도 신공항과 인접해 있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용이한 지역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이 바뀌면서 당초 사업투자자로 선정됐던 외국계 투자회사를 제외시키는 등 사업계획 자체를 전면 재조정하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내 유명 카지노업체인 파라다이스가 이 사업의 새로운 사업권자로 내정됐다는 루머가 나도는 등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천시는 용유-무의도 개발계획을 발표한 지 4년이 흐른 시점이던 지난 2001년 7월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국계 투자회사인 CWKA를 선정, 이 사업 추진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시는 지난해 11월20일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1년 만에 전격 취소했다.
시는 CWKA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취소 이유에 대해 “CWKA에서 시에 제출한 투자의향서와 잔고증명서 등을 실사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재원조달방식에도 신빙성이 없었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산하 연구기관인 인천발전연구원에 ‘사업 재검토’를 지시하는 등 이 사업의 내용을 전면 재조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말하자면 인천시는 이 사업의 모든 부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당사자인 CWKA는 강하게 반발, 조만간 시를 고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CWKA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취소에 대해 ▲1년 만에 전격 취소한 부분 ▲시장교체 후 바로 취소된 점 등 몇 가지 석연치 않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CWKA에 대한 우선협상권자 지정을 전격 취소한 뒤 외국인전용 카지노업체인 파라다이스가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될 것이라는 루머도 나돌고 있다.
실제 인천시의회 강창규 의원은 “관광단지 개발사업권도 없는 파라다이스그룹에서 무의도 개발계획을 발표하는 등 의혹과 혼란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파라다이스그룹은 지난해 6월 코스닥등록을 앞두고 “무의도에 호텔과 골프장, 컨벤션센터, 콘도 등을 갖춘 종합레저타운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 전경. | ||
그런데 문제는 파라다이스가 이 발표를 하던 시점에 관광단지 개발사업권자는 선정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인천시도 아무런 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어떻게 파라다이스가 이 계획을 발표할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파라다이스측은 “용유-무의도 개발사업권자 선정 여부와 관계없이 아시아지역 카지노시장에서 더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었다”며 “사업계획은 앞으로 얼마든지 변동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기선 전 시장이 퇴임하자마자 서둘러 CWKA와의 협상을 결렬시킨 점과 안상수 시장의 최측근 연루설이 나도는 점도 의혹의 하나다.
실제 안 시장의 최측근은 파라다이스 홍보실 직원 출신이어서 이 같은 의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확인 결과 최측근은 파라다이스에서 2년여 동안 근무하다 지난해 7월께 퇴사했다고 파라다이스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나 파라다이스측은 “그가 파라다이스에서 근무하긴 했지만, 이번 사업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안 시장 최측근도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이 취소되자 CWKA측에서 나와 파라다이스가 연루돼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무근이다”라며 항간에 일고 있는 연루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또 파라다이스그룹은 지난 1997년에 무의도 일대 땅 1만2천여 평을 매입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인천시가 용유-무의도 관광개발사업지구 지정에 나섰던 시기와 비슷한 때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파라다이스측에서 무의도 일대에 땅을 샀다는 소문은 들었으나 실제 소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확인한 적이 없다”며 이 사업에 인천시와 파라다이스가 연계됐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관광단지 사업과 관련돼 주변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파라다이스측은 한 발 물러섰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인천시에서 개발사업권자를 선정하지 않은 상태여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밝히기 힘들다”며 “만약 사업권을 따내면 투자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파라다이스는 사업권을 따낼 경우 현재 인천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운영중인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용유-무의도 관광단지로 이전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