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사건’ 조사기간 연장에 고무, 4월 귀국 기자회견 예고...카타르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 폭로
이매리 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시민단체 정의연대는 중동 카타르에서 거주중인 이 씨가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의 ‘고 장자연 씨 사건’ 조사기간 연장에 고무돼 귀국해 자신의 사연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25일 밝혔다.
정의연대 관계자는 “이매리 씨는 자신의 의사에 반해 사회고위층의 술자리에 불려가 술시중을 들었을 뿐만 아니라 성추행까지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녀가 카타르에서 거주하는 것도 연예계 생활에서 느꼈던 염증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생활을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매리 씨는 최근 자신의 심경을 표시한 글에서 한 때 사제 관계였던 K 씨가 자신을 술자리에 자주 불러 술시중을 들게 했고, 부모님 임종까지 모욕을 당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강연하는 이매리 씨. 사진=이매리 페이스북
이 씨가 지목한 인사 중에는 학계 출신으로 현 정부 장관급 인사인 K 씨, 방송인 출신 야당 소속 전 국회의원이자 현 정당인 A 씨, 대기업 B 임원 등이 있다. 그녀는 이와 함께 특정 학맥인 ○○대학원 ○○○과정 ○○기수 출신 인사들을 지목했다.
이 씨는 “K 씨 당신은 죄의식 없는 악마입니다. B 임원, A 전 의원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다 똑같이 부패한 ○들이 꼬리 자르고 그런 일 없다 합니까? K 씨 당신은 출세를 위해 술시중을 들라했죠”라며 “부모님 임종까지 모독했죠. 상 치르고 온 사람에게 한마디 위로 말없이. 오히려 ‘너(이매리 씨)가 돈 없고 TV도 안 나오면 여기 ○○○에 잘해야지‘(라고) 웃으면서 말했던 당신 악마의 미소를 잊을 수 없습니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이 씨는 방송 이후 만난 A 전 의원이 “○○○과정에 방송관계자가 누가 있었냐. ‘아무도 없다고 해라. 방송에서 그런 불공정에 대해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어려운 사람 도와주겠다. 누가 들으면 선행하는 줄 알겠어요. 또한 자기네들은 그런 말 한적 없다고 합니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악마○○들, 부끄러운 줄 아세요. 6년 동안 당신들과 싸워왔습니다. 은폐시키려고 했던 모든 자들 또한 공범자들입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일요신문’은 K 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어떠한 입장도 들을 수 없었다. B 임원도 답변이 없었고, 회사 관계자로부터 “해당 과정은 인적 네트워크를 쌓기 위한 자리로 회식자리 등이 잦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기자 회견을 한다고하니 그 때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만 A 전 의원은 “이매리 씨는 매사에 성실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한 방송국 드라마에서 출연해 열연을 하기 위해 어려운 춤을 배우다 부상을 당했고 당시 방송국의 태도에 매우 섭섭해 했었다. 이 씨는 부모님께서 편찮으신 것에 대해 오히려 위로 대신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말들을 들어 상처를 받았다고 들었다”며 “지난해 이 씨를 한 방송 프로그램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한 것은 맞다. 하지만 나는 이 씨가 주장하는 K 씨 주최 술자리에는 가지 않았다”고 자신의 입장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씨는 지난해 ‘풍문으로 들었소’에 출연해 “2011년 드라마 ‘신기생뎐’ 촬영 당시 필요하다고 하길래 600만 원을 들여 무용을 배웠다. 부상 때문에 수천만 원의 치료비가 들었지만 제작진은 ‘출연비만 주겠다’고 했었다”며 “제작진은 이 사실을 발설하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 2년 뒤 방송 고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치료 기회를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내 말을 듣지 않았다”고도 했다.
한편, 이 씨는 1994년 MBC 3기 공채 전문 MC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장길산’ ‘연개소문’ ‘내조의 여왕’ 등에 출연해 활동 범위를 넓혔고, 2011년 ‘신기생뎐’을 마지막으로 연예계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후 이 씨는 카타르에서 거주하면서 카타르 월드컵 민간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