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재를 보좌했던 한 인사는 “국내에 있는 이 전 총재 측근들이 자주 연락을 해서 국내상황을 보고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이 전 총재 이름이 오르내리는 사건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전 총재는 최근 다시 도마 위에 오른 ‘20만달러 수수설’이나 세풍 수사 등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총재의 한 핵심측근은 “최근 최규선씨를 통한 이 전 총재의 20만달러 수수설에 대해 청와대(DJ정권) 의 기획폭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 밝혔다.
▲ 최규선씨(왼쪽), 이석희씨 | ||
문제의 사진 하단에 찍혀있는 촬영일자는 96년 12월16일. 당시 이 전 총재는 국무총리직에서 물러나 종로구 소재 이마빌딩에 변호사 사무실을 낸 상태였다. 이 전 총재의 한 핵심 측근인사는 “당시 미국 버클리대학 한국 총동창회장인 주아무개씨가 최규선씨를 데려와 이 전 총재에게 인사를 시켰다”며 “당시 최씨가 동창회 간사 역할을 맡았던 터라 인사 방문 정도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버클리대학 동문인 이 전 총재와 주씨는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다. 최씨는 당시 저명인사로 자리잡은 이 전 총재에게 인사를 하러 오는 여러 사람 중 한 명이었을 뿐이며 이 전 총재는 최씨와 함께 사진 찍은 사실조차 기억 못한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한 측근인사는 “여러 사람이 찾아와서 악수를 청하고 사진 한 장 같이 찍자고 하는데 거절할 수 있겠나”라며 “최씨는 그중 한 사람일 뿐이며 이 전 총재와 특별한 관계를 지닌 인사가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 구속으로 인해 재개된 세풍 사건 재수사 과정에 대해서도 이 전 총재가 상당히 불쾌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한 핵심측근은 “얼마 전 통화에서 (세풍 수사에 대해) 이 전 총재가 무척 화를 많이 내더라”고 밝혔다. 최근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 전 총재가 지난 97년 당시 임채주 국세청장에게 전화해서 ‘고맙다’고 말한 것이 밝혀졌다는 보도에 대해서 심한 역정을 냈다는 것.
이 측근인사는 “97년 당시는 대통령 후보 시절이었으니 어느 누구를 만나더라도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게 아닌가. 그건 일반 유권자를 만나든 후원자를 만나든 자연스레 나오는 말”이라고 말했다. 임채주 당시 국세청장이 이 전 총재로부터 전화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마치 이 전 총재가 불법모금 사실을 다 알고 그랬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에 대해 화가 나 있다는 것.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