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을 위한 찾아가는 고문헌 상담서비스 호평...올해에만 벌써 14건 상담 후 800여 점 기증
올해에만 14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상담 일정은 밀려 있다. 문중의 역사를 알고 싶은 지역주민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경상대학교 고문헌도서관 내부 모습.
경상대학교는 지난해 2월 전국 대학 도서관 최초로 고문헌 전문 도서관을 개관했다. 지역민으로부터 무상으로 기증ㆍ기탁받은 고서ㆍ고문서ㆍ목판만 5만여 점을 관리하고 있다. 경남의 고문헌 보존 관리 거점기관으로서의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다.
경상대학교는 경남을 대표하는 거점 국립대학교로서 대학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역민과의 상생 협력을 제고하기 위해 2009년부터 ‘고문헌 무료 상담서비스’를 실시해 왔다. 지난 10년간 고문헌 상담을 통해 지역민의 궁금증 500여 건을 해결했다.
그런데 지난해 고문헌도서관을 개관하면서 고문헌 상담 신청이 부쩍 늘었다. 올해에만 14건의 고문헌 상담이 진행됐다. 이 중 상담자로부터 고문헌 800여 점을 기증받기도 했다.
경상대학교 도서관은 이처럼 지역민의 반응이 좋아지자, 올해부터는 고문헌도서관 내에 ‘고문헌상담실’을 설치하고, 지역민을 위해 찾아가는 고문헌 상담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고문헌 소장자는 경상대학교 고문헌도서관 학예연구사에게 전화 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상담을 신청하면 된다.
상담이 접수되면 먼저 학예연구사가 고문헌에 대한 대략적인 현황을 파악한다. 소장자료가 많으면 방문 일자를 협의하여 소장처를 방문하여 소장하고 있는 고서ㆍ고문서ㆍ목판ㆍ현판 등 고문헌의 내용, 보존 관리 방안 등을 알려준다.
소장자료가 적으면 소장자가 고문헌을 지참하고 고문헌도서관을 찾아와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내용에 따라서는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고서전문위원 및 대학 내 관련 분야 전문가의 자문도 활용할 예정이다.
고문헌 소장자가 상담을 받는 모습.
경상대학교 고문헌도서관 관계자는 “분란의 소지가 많은 고문헌의 가격ㆍ진위 감정이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번역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상대학교는 지난해 2월 전국 대학 도서관 최초로 고문헌 전문 도서관을 건립하고, 경남지역민으로부터 고문헌을 무상으로 기증ㆍ기탁받아 보존ㆍ관리하고 있다. 수집한 고서ㆍ고문서ㆍ목판만 5만여 점이 넘는다.
고문헌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과거시험을 준비하고, 시문 창작을 통해 사교를 나누는 등 우리 선현들의 삶의 일부였다. 그러나 근래에는 한학(漢學) 세대의 단절로 인해 종손이라도 문중 전래 고문헌의 내용과 관리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에 경상대학교는 지역민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기 위해 오랫동안 축적한 고문헌 관련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민을 위한 찾아가는 고문헌 상담서비스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
장봉규 도서관장은 “고문헌을 소장하신 분들은 고령자가 많아 이동이 어렵고, 또 고문헌은 이동 중 도난 및 분실의 위험이 있다. 그래서 찾아가는 상담서비스를 실시하게 되었다. 소장자가 소장한 고문헌의 내용을 알게 되면 문중의 자부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찾아가는 상담서비스 시행 배경에 관해 설명하였다.
상담을 이용한 적이 있는 진주시 대곡면의 정규태 씨는 “지금까지 고문헌을 막연히 소장만 하고 있었는데, 상담을 통해 그 내용을 알게 되니 문중의 역사를 알게 되고 선조들에 대한 공경심도 더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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