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영구적인 것 아니다…설립 취지 망각한 자사고는 폐지하고 일반고로 전환해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의 운영성과 평가 거부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사진=손시권 기자)
[서울=일요신문] 손시권 기자 =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운영성과 평가’와 관련해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이하 자사고)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서울시의회가 강력히 경고했다.
장인홍 위원장을 비롯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서울시내 자사고의 운영성과 평가 집단 거부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며 “자사고가 교육청의 운영성과 평가에 조속히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육청이 진행하는 자사고에 대한 운영성과 평가의 당위성과 합법성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육위원회는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3에 따르면 자사고는 처음 지정 후 매 5년 마다 교육청의 운영성과 평가를 통해 지정취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이는 자사고의 내실 있는 운영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고 교육감의 법적 의무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법령에 따르면 자사고는 한번 지정됐다고 해서 영구적으로 그 지위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매 5년 마다 자사고가 건학이념과 지정목적에 맞게 교육과정을 운영했는지,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개발했는지 그 운영성과를 평가받고 이에 따라 재지정 여부가 결정되는 한시적 형태의 학교로서 이에 대한 평가는 정당한 법 집행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사고들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평가에 대해서는 “제1주기 평가 때인 2014년과 비교해 기준점수가 70점으로 동일한 상황이고, 교육청의 재량지표 점수도 15점에서 12점으로 감소해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과거에 비해 더욱 개선돼 있다”고 교육청의 입장을 옹호했다.
또한, 평가기준에 대한 사전 고지나 협의가 없었다는 자사고 측 주장에 대해서는 “”교육청에서는 운영성과 평가 계획 수립 단계부터 학교 측에 이를 안내했고 이후에도 세 차례의 교감회의와 한 번의 교장회의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려러 차례 업무 관련 회의를 소집했으나 자사고 측에서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사고 측이 이번 운영평가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자사고 재지정을 위한 기초 단계인 운영성과 평가보고서의 제출마저 거부하고 있는 것은 학생의 건전한 성장과 발달을 책임지는 교육기관으로서의 본질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며, 나아가 법령에 규정된 교육감의 정당한 법 집행을 막고 학부모와 학생을 기만해 고등학교 입시에 혼선을 초래하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사회일각에서는 현재의 자사고가 본래의 지정 취지를 망각한 채 우수학생만을 선발해 입시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고교서열화,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사회적 책무성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탄이 적지 않다“며 ”이런 점에서 자사고는 법령에 규정된 교육 당국의 정당한 평가를 회피하거나 외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운영성과 평가에 충실히 임해 학교운영,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차별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며, 교육당국의 운영성과 평가에 적극적으로 임해 교육기관으로서의 마땅한 사회적 책무를 다함과 동시에 그 지정 목적의 실현에 적극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본래의 설립 취지를 망각한 자사고는 폐지하고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손시권 기자)
서울시교육청을 향해서는 ”대상 학교에 대해 그간의 정당한 기준에 기초해 자사고의 운영성과를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평가하고, 지정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된 자사고에 대해서는 시정명령과 함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는 등 자사고 운영의 정상화에 적극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교육위원회는 평가 대상 자사고들이 속히 운영성과 평가보고서를 제출하고 교육청의 운영성과 평가에 성실히 임할 것과 이를 거부할 경우 교육청은 법과 원칙에 따라 즉시 평가대상 자사고에 대한 지정취소 절차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교육부를 향해서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자사고의 평가 거부에 대한 강력한 벌칙 조항을 신설해 교육행정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사고 폐지에 대한 교육위원회의 입장을 묻는 일요신문 기자의 질문에 장인홍 교육위원장은 ”현재의 자사고는 글자 그대로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위해서 자사고를 만들었던 본래의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우수학생을 선발하고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고교서열화를 부추기는 요인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자사고의 원래 취지대로 교육과정의 내용을 다양화하던지, 아니면, 요건에 미치지 못하고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속한다면 그러한 자사고는 폐지하고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성과평가가 자사고 폐지를 위한 것“이라는 자사고 측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평가 기준은 전국이 똑같다. 다른 지역에서는 평가에 성실히 임했다“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사고가 있는 서울에서 이처럼 반발하는 것은 이례적이고 집단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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