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인근 장사동 건물주…남양개발 “우리는 남양유업과 관계 없어”
남양개발은 1973년 설립된 회사로 부동산 임대업과 자동차부품 판매업을 사업 목적으로 두고 있다. 과거 남양개발에는 홍두영 창업주의 아내 지송죽 남양유업 고문과 아들 홍원식 현 남양유업 회장이 이사로 재직했지만 홍 회장은 2010년 3월, 지 고문은 2011년 3월 남양개발 이사에서 퇴임했다.
영혜 씨는 2010년 3월 남양개발 이사로 취임, 현재는 남양개발의 유일한 이사다. 그렇지만 남양개발은 공시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인 관계로 구체적인 지분 관계나 실적 등은 확인되지 않는다. 남양유업 사업보고서에도 남양개발을 계열회사로 분류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남양개발 관계자는 “홍 회장은 일부 지분을 갖고 있었고 실질적인 경영은 지 고문이 맡았으며 이후 (지 고문의 딸인) 영혜 씨에게 증여한 것”이라며 “현재 (남양개발은) 남양유업하고는 전혀 금전적인 관계가 없고 홍 회장과도 관련이 없는 영혜 씨 개인 회사”라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장사동에 위치한 남양개발 소유 건물. 사진=박형민 기자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남양개발 사무실은 서울 종로구 장사동에 있는 한 건물에 위치한다. 해당 건물은 3층 규모로 1층 342.8㎡(약 103평), 2층 270㎡(약 81.76평), 3층 95.5㎡(약 28.89평)로 구성돼 있으며 1973년부터 남양개발이 소유 중이다. ‘일요신문’이 해당 건물을 방문한 결과 남양개발 사무실은 3층에 있었다.
이 건물에는 각종 전자제품 등을 파는 업체와 음식점 등이 있다. 1960년대 후반, 인근에 세운상가가 들어서면서 장사동 주변에도 전자제품 업체가 많이 들어선 것으로 전해지며 현재까지도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건물에 전자제품 업체만 있는 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1976년 1월,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해당 건물에 있었던 S 다방이 5일간 영업정지를 당했다. 관인영수증 발행을 하지 않았거나 허위로 기재한 데 따른 것이었다. 다만 현재는 건물에 다방 등의 유흥업소는 보이지 않는다.
내용을 종합해보면 남양유업 오너 일가는 약 45년간 장사동에서 남양개발을 통해 건물 임대업을 해온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등기부에 전·월세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구체적인 수익은 파악하기 어렵다.
서울시는 2006년 장사동 인근 지역을 세운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했다. 남양개발이 속한 촉진지구 2구역은 아직 사업 계획이 수립된 건 아니지만 재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재개발을 진행하면 남양개발 역시 일정 부분 보상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재개발이 언제 진행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남양개발 관계자는 “재개발에 대한 기대는 하고 있지만 (재개발이) 언제 진행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며 재개발에 묶여 건물 처분도 쉽지 않다”며 “현재 이 지역이 상권도 좋지 않고 공실도 많이 생기는 동네다. 헐값에 팔면 매매가 가능하겠지만 건물주 입장에서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황하나 ‘마약 투약’ 논란…남양유업 매출 타격 입을까 황하나 씨 논란과 별개로 남양유업의 최근 실적은 부진한 편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지난해 매출은 1조 797억 원으로 2017년 1조 1670억 원에 비해 10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2017년 51억 원에서 2018년 86억 원으로 늘었는데 이는 판매비와 관리비용이 2956억 원에서 2607억 원으로 줄어든 덕분으로 보인다. 내부 재정 관리로 영업이익이 늘기는 했지만 매출이 줄었다는 뜻은 과거에 비해 남양유업 제품 판매가 부진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여기에 최근 황하나 씨 ‘마약 투약’ 논란이 불거지면서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 운동’ 조짐까지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을 상대로 ‘갑질’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이에 남양유업 측은 황하나 씨와 선긋기에 나서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황하나 씨는 남양유업 경영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남양유업은 “창업주 외손녀라는 이유만으로 남양유업 회사명이 황하나 씨와 같이 언급돼 관련 종사자들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경찰이 남양유업 오너 일가라는 이유로 황 씨의 수사를 봐줬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한 남양유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마약 투약 혐의로 황 씨와 공범 조 아무개 씨가 입건됐을 때 조 씨가 경찰조사 과정에게 “황하나 씨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손녀”라고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져 ‘봐주기 수사’ 의혹이 불거졌다. 박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