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커힐호텔 카지노 내부 모습. | ||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난 연말 파라다이스가 호텔 신축건에 대한 심의를 서울시에 제출했을 때 문화관광부에서 카지노 사업장 이전 변경에 관한 건을 입법 예고한 것과 맞물리면서 워커힐 카지노 이전 건으로 증폭되고 있다.
문광부는 지난해 12월27일 ‘관광진흥법시행령 및 시행규칙 중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시행령 8조 1항에 카지노 영업장 소재 변경 또는 위치의 변경건을 삽입했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에선 “이전에는 관련 규정이 없어 제주도내 카지노 업장 변경 때 행정심판위에까지 가서 위헌 판정을 받았기에 내려진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파라다이스의 특급호텔 신축과 카지노업 담당 부처인 문광부의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이 동시에 이뤄진 점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애초 문화관광부가 입법시행을 예고한 개정안 8조 2항에는 카지노 영업장 변경과 관련해 ‘카지노 사업자가 특1등급 이상의 호텔을 신축하거나 매입하여 이전하는 경우’ 등의 규정이 들어 있었다. 업계에선 이 조항을 들어 서울시내에서 카지노라곤 워커힐 카지노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전 관련 조항이 새로 들어간 것은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이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시각이 없지 않다.
이에 대해 문광부는 “문제의 규정은 지난 1월25일 입법 예고 기간이 끝나면서 이의제기를 받아 삭제됐다”고 밝혔다. 현재 법제처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개정안에는 이 조항이 들어있지 않아 문제될 게 없다는 얘기다.
입법시행령이 예고된 상황에서 개정안이 변경된 것은 이 문제가 그만큼 업계의 관심사로 예민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반증. 실제로 파라다이스는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워커힐호텔의 운영주체인 SK쪽과 상당히 불편한 관계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들은 “카지노 이전설은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관광호텔 승인도 나지 않았고 서울시에 낸 건축 심의서에 카지노 시설도 없었다는 것. 하지만 카지노가 수영장이나 대형 주차타워 같은 대규모 기계설비가 들어가는 시설이 아닌 만큼 특별히 용도를 지정해 건물 설계 당시부터 반영해야 될 시설은 아니다. 파라다이스측이 카지노 이전설을 강하게 부인하는 것은 워커힐과 이 문제로 더 이상 불편한 관계가 빚어지면 곤란하다는 입장 때문인 듯하다.
워커힐측은 카지노 이전설에 대해 불쾌한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기존 워커힐호텔 옆에 공들여 짓고 있는 특급호텔이 올 하반기 개관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카지노가 이전한다는 게 반가울 리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파라다이스가 워커힐에 내는 임대 수수료도 호텔 수입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파라다이스가 직영 호텔에 카지노 업장을 이전하려는 계획을 세우려 한다고 볼 수도 있다. 장충동에 자사 호텔을 세울 경우 인근 1백m 이내에 특급 호텔인 호텔신라나 소피텔앰배서더 등이 포진하고 있고 시내 도심에 몰려있는 특급호텔 손님을 유인할 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카지노업장 변경에 관한 개정안 입법시행 예고와 파라다이스의 호텔 신축안이 동시에 나온 게 파라다이스에 대한 ‘특혜성’ 조치가 아니냐는 얘기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무부서인 문광부는 업계 내부의 이전투구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시행령 개정도 기존 지침을 법례화했을 뿐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