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이 있던 지난달 25일 오후엔 김대중(DJ) 정권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특검제 수사 법안의 국회 처리가 예정돼 있었다. 한나라당이 원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터라 법안 통과는 거의 확실시됐고 이후 대통령이 이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날 취임식을 마치고 연단에서 나란히 내려오던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이 새삼 눈길을 끈 것도 바로 그런 배경 때문이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DJ가 최근 유행하는 ‘이모티콘’(문자메시지에서 기호를 조합해 표정을 나타내는 것)을 통해 속내를 표현했다면 이런 대화가 연출되지 않았을까. [글·구성=천우진 기자, 사진=임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