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폭격장으로 얼룩진 매향리의 역사를 참여형 연극으로 선보여
연극 쿠니아리랑 공연
[일요신문]김장수 기자=화성시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은 미 공군 폭격장으로 고통받았던 매향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화성시는 29일부터 매향리의 역사를 통해 평화 가치를 전달하는 연극 <쿠니 아리랑>을 관내 중‧고등학교의 신청을 받아 진행한다.
‘쿠니’는 매향1리의 옛 지명인 ‘고온리’를 미군들이 서투른 발음으로 부르면서 정해진 명칭이다. 1967년 오폭으로 만삭의 임신부가 사망했던 비극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쿠니 아리랑>은, 풍요로웠던 마을이 미군의 사격 연습장이 되면서 주민들이 겪게 된 아픔을 보여준다.
화성시 향남읍 하길중학교 강당에서 첫 번째로 열린 이번 공연은, 학생들이 연극의 일부가 돼 그때의 상황을 배우와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효과음을 내거나 파도를 만드는 등의 참여 장치는 주민들의 희생, 오염된 바다, 분열된 마을이라는 문제를 같이 생각해보고,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도록 한다.
관람을 마친 하길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재미있게 본 연극 내용이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에 놀라며, 극후 활동에서 “매향리에 군공항 이전 같은 아픔의 역사가 되풀이 되어선 안 되겠다”고 발표했다.
학생들에게 연극을 가르쳐주는 배우
연출을 맡은 극단민들레 송인현 대표는 “55년간 고통으로 얼룩졌던 매향리가 상처를 딛고 평화의 장소로 자리매김하는 이 시기에, 연극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매향리에서 이뤄낸 평화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쿠니 아리랑> 연극의 배경이 된 매향리는 수원 군공항 이전 시도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지만, 평화생태공원 건립과 습지보호지역 지정 노력 등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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