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지원 받았지만 현금 부족에 현대자동차 부품 다변화 위기 공존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상채권담보대출 등의 대출을 할 때는 대출 심사를 겪고 등급을 산정하고, 등급이 모자라면 대출을 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개인이나 법인이 은행에서 정당한 거래를 하려고 할 때 행위 무능력자가 아니면 은행 개인적인 사유로 대출을 거부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제껏 다스는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라는 위치에 힘입어 성장해 왔지만 최근에는 MB와 관련한 각종 논란으로 인해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다. 다스의 부채비율은 2017년 말 100.39%에서 2018년 말 152.02%로 상승했다. 따라서 다스 입장에서는 은행권의 지원이 매우 반가운 일일 것으로 보인다. 다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겪어온 유동성 위기에서 당분간 벗어나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다스의 부채비율은 2017년 말 100.39%에서 2018년 말 152.02%로 상승했다. 따라서 다스 입장에서는 은행권의 지원이 매우 반가운 일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일요신문DB
그런데 최근 다스의 실적이 생각보다 부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다스는 지난해 매출 7853억 원, 영업이익 75억 원을 기록했다. 2017년 매출 7292억 원, 영업손실 123억 원과 비교하면 실적이 상승했다. 다만 각종 영업외 비용으로 인해 전체적으로는 45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스 자체의 매출은 상승했지만 다스 해외 자회사들의 실적은 부진한 편이다. 자회사 실적을 반영한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다스 매출은 1조 2086억 원, 영업손실은 137억 원이었다. 2017년 매출 1조 2585억 원, 영업손실 81억 원에 비하면 하락한 실적이다. 실적이 공개된 다스의 10개 해외 법인 중 인도법인과 터키법인을 제외한 8개 법인은 모두 적자였다. 특히 중국법인 ‘절강대세만가기차좌의’는 16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스의 5개 중국 법인 중 ‘강소대세기차배건유한공사’의 매출이 2017년 132억 원에서 2018년 291억 원으로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법인은 모두 매출이 줄어 들었다. 특히 절강대세만가기차좌의의 매출은 1268억 원에서 512억 원으로 반토막 났고, 대세기차부건유한공사의 매출도 1093억 원에서 79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다스의 해외시장에서의 부진은 현대자동차와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다스가 소개하는 다스 중국법인의 주요 고객은 현대자동차와 베이징기차(BAIC)의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BHMC)다. 현대자동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BHMC의 매출은 2017년 12조 1491억 원에서 2018년 11조 438억 원으로 줄었다. 또 2016년 114만 대 이상을 생산했던 BHMC는 2017~2018년 약 79만 대 생산에 그쳤다.
다스에 부정적인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다스는 지난 1월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와 총 3800억 원 규모의 시트 프레임 공급 계약을 맺었고, 3월에는 현대자동차와 3070억 원 규모의 시트 프레임 공급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 좋든 싫든 현대자동차가 다스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1분기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오르는 등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스는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라는 든든한 우군이 있는 한 쉽게 무너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은행권의 지원까지 더해져 향후 전망은 오히려 밝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인지 올해 상반기 다스 관리직 정기 공채 지원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 다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다스 지원자 수는 1148명으로 2017년 상반기 689명, 2018년 하반기 1066명에 비해 지원자가 증가했다. 다스 관계자는 “정치적 이슈에도 불구하고 높은 연봉 등 대기업 수준의 직장이라는 평가, 채용 인원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심리 등이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다스 본사 입구로 직원이 들어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다스는 지난해 무역금융 304억 5000만 원, 운영자금 40억 원을 추가로 빌렸다. 무역금융이란 수출업체가 원자재 구입 등의 자금을 필요로 할 때 저금리로 지원해 주는 대출이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현대자동차만 바라보고 제품을 생산하기도 어려워졌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다스가 역사도 오래됐고 기술이나 품질 노하우도 좋아서 예전에는 시트 프레임은 다스한테 거의 독점으로 받았다”며 “그러나 현재는 모든 부품이 다변화 돼 있어 다스에 대한 의존도도 많이 줄었고, 시트 프레임도 차량 모델마다 납품받는 곳이 다르다”고 전했다.
다스의 위기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경기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향후 12~18개월 간 자동차 산업의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바꿨다. 마티아스 헥 무디스 부사장은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2019년 상반기 동안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의 자동차 판매 촉진 정책이 펼쳐질 올해 하반기에 판매량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최근 다스 직원들은 지역 봉사활동에 나서는 등 회사 이미지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MB의 부정부패’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다스가 지난날의 과오를 딛고 생존해 국내 산업에 기여할 수 있을지 정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