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연루’ 보고받고 대검에 자진 신고…1차장검사가 직무대리
‘KT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이 최근 남부지검장 장인의 부정채용을 청탁 정황을 확인했다. 사진=고성준 기자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복원된 관련자들의 이메일을 조사하면서 2012년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도 이석채 전 KT 회장이 관여한 3건의 부정채용이 있었던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 가운데 1명은 권익환 남부지검장의 처 사촌으로, 권 검사장 장인인 손 아무개 씨가 취업을 청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내용도 9일 구속 기소된 이 전 회장의 공소장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손씨는 5공 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을 지낸 경력이 있으나 현재는 특별한 관직을 맡지 않고 있다. 수사팀도 검사장에게 보고하기 전까지는 손씨와 검사장의 관계를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장 역시 수사팀의 보고를 받은 뒤에야 장인의 연루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검찰 측은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 검사장은 이러한 사실을 보고 받은 지난 4월 24일 대검찰청에 ‘검찰청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른 사적 이해관계 신고서를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권 검사장은 같은달 25일부터 연가에 들어갔으며, 대검찰청은 규정에 따라 권 검사장의 직무대리로 남부지검 1차장검사를 지정했다.
KT 수사를 담당하는 형사6부는 검사장이 직무에서 배제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권 지검장의 장인 손 씨를 참고인으로 소환조사했다. 손 씨는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9일 이석채 전 KT 회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소기소했다. 이 전 회장은 KT 회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상하반기 대졸 공채와 홈고객부문 공채에서 11명의 부정채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2012년 상반기 대졸신입사원 공채에서 3명, 하반기 대졸 공채에서 4명, 같은 해 홈고객부문 공채에서 4명이 특혜채용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 건을 포함해 총 12건의 부정채용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 또한 딸 채용 의혹으로 이번 KT 수사의 시발점이 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수사는 별도로 지속할 방침이다.
현재 김 의원 외에도 허범도 전 자유한국당 의원,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전 사장,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전 사무총장, 김종선 전 KTDS 사장 등의 자녀나 지인이 KT 채용비리로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