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해 4월 금융위는 법제처 및 금감원 검사 등에 따라 1993년 8월 금융실명제 시행 전 개설된 27개 금융거래계좌의 금융자산에 대해 과징금을 및 가산금 총 33억 9900만 원을 부과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15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와 관련해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에 12억 37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과징금 부과 후인 지난해 8월, 금감원은 이건희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혐의 조사 과정에서 과거 밝혀지지 않았던 차명계좌 427개를 추가로 발견했다. 427개 계좌 중 법제처 해석에 따라 금융실명법상 과징금 부과대상인 1993년 8월 이전 개설계좌는 삼성증권 등 4개 증권사의 9개 계좌다. 차명계좌 중 과징금 부과대상인 금융실명법 시행 이전에 개설된 계좌 9개의 1993년 8월 당시 금융자산 가액은 22억 4900만 원이라고 금융위는 밝혔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실명법 부칙 제6조에 따라 당시 금융자산 가액의 50%를 과징금으로, 미납 과징금의 10%를 가산금으로 산정해 4개사에 총 12억 3700만 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금융경제센터는 “어딘가에 은닉되어 있을지 모르는 차명계좌들을 세상에 밝히고 그에 합당한 세금을 징수하는 국세행정과 형사처벌을 위해 적극 협조하는 것은 금융 투명성을 제고해야할 금융위원회의 당연한 의무임에도 금융위는 이를 방기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의 차명계좌 관련 부실 행정에 대해 반성 △차명 의심 계좌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금융실명제 위반 계좌를 적발해낼 것 △차명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면밀히 조사하여 부당하게 조성이나 사용된 경우 그 귀속을 분명히 하여 과세할 것 △금융실명제 관련 지침 제정·전담대응부서 신설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행정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