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큰 줄기로 표현한 적·청·녹·황색의 조화…민족통일의 염원 담아내
오치 윤여빈 화백이 10여 년의 구상 끝에 완성한 작품 ‘사랑과 평화’. 남윤모 기자
[보은=일요신문] 남윤모 기자 = 선의 예술을 자연의 신비로움으로 연결해 현대적인 조형미를 탄생시킨 한국화단의 원로작가 오치(五痴) 윤여빈 화백. 충북 보은군 수한면에 새 작업실을 마련한 윤 화백을 찾아 자연 속에서 탄생한 그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윤 화백은 문헌에는 고향이 경기 고양시로 표기돼 있으나 실제는 개성에서 고양시로 피난 온 실향민으로, 소년시절과 성장기를 지낸 고양시가 제2의 고향이다.
남북관계에 대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긴장과 환희와 기대감, 좌절감 등을 헤아린 지 어언 70여 년. 작품에 대한 구상만 10여 년이 흘러 ‘사랑과 평화’가 탄생됐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했던 최근 윤 화백도 작품을 멈추고 정세를 주시했지만, 반세기 넘는 간극을 메우지 못하고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다시 화폭을 잡고 통일과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작품을 완성시켰다.
이 작품은 윤 화백이 10여 년 세월동안 통일에 대한 소재가 열릴 때마다 현재까지의 남북관계를 체감하면서 조금씩 완성해 왔던 작품이다. 화폭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 나이프 기법을 통해 화려하고 수려한 색채의 기법으로 선을 중시한 예술이다.
오치 윤여빈 화백
윤여빈 화백은 반세기를 훌쩍 뛰어넘는 세월을 화업에 종사하며 한국화단을 지키는 원로 화백이다. 서라벌예대 미술대를 졸업했고 고 이영일 선생을 사사했으며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 특선’, ‘한국전통예술인전 특선’ 등 다수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는 자연과 동화되고자 보은군 수한면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산골의 풍취와 더불어 자연을 화폭에 담기 위해 유유자적한 작품 생활을 하고 있다.
은퇴했다는 속설 속에서도 다음 카폐 ‘오치의 그림과 수석이야기’라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꾸준히 세상 밖의 사람들과 소통도 이어가며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 화도의 길을 실천하고 있다.
윤 화백은 작품 ‘사랑과 평화’에 대한 설명에서 ”실향민으로서 꿈속에서도 그리워하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신념으로 10여년 에 걸쳐 완성한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깃든 작품”이라며 “상단의 붉은색 하늘은 북쪽을, 청색은 남쪽을 표현했으며 중간의 산과 들은 녹색으로 평화를 상징하는 의미를 뒀고 노랑색은 사랑의 주제를 담아냈다”고 말했다.
또 “‘사랑과 평화’에는 가슴 속에서 염원하는 남북통일을 표현했으며 그림에 등장하는 하늘과 산과 꽃, 맑은 물 등이 단순하면서도 조화로운 색상 속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며 “하늘과 산수, 물 등을 선과 선의 연결을 통해 색상을 연결해 나갔으며 하나의 산수경으로 완성해 작금의 우리나라 남북관계의 현실과 미래를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남북과 북미의 교류와 대화가 잠시 교착점에 달한 현시점에서 윤여빈 화백이 10여 년에 걸쳐 완성한 ‘사랑과 평화’ 속에 담겨져 있는 통일과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감상하고 느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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