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전담 조직 강화, 장기적 성장동력 될지 의문…동국제강 “신사업 다각적으로 검토 중”

그래도 일부 전문가는 동국제강이 현재 바닥을 찍었다고 보고 있다. 미국으로 철강 수출이 늘고 있어 2분기는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주력 고객처인 조선과 건설업종 주가가 최근 폭등하고 있어, 그 수혜가 조금씩 동국제강 실적에도 반영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수출은 늘고 있는데 주가가 빌빌
증권가는 동국제강의 2분기 예상 실적과 관련,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동국제강 실적은 건설용 철강재인 봉형강(철근 등) 그리고 조선용 후판(두께 6mm 이상 철판) 시세가 중요한데, 봉형강 가격은 업계의 공급 개선 노력에다 미국으로의 수출 확대 덕분에 당분간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어서다.
조선 후판 또한 중국산 덤핑 방지 관세가 부과된 지난해 2월 이후로는 유통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은 205억 원으로 1분기와 유사할 것”이라며 “주력 제품 가격 인상과 수익성 개선 덕분에 올해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757억 원에서 843억 원으로 11%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1분기는 영업이익이 증권가 추정치를 8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으며, 2분기는 훨씬 더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동국제강은 낮은 주당순자산비율(PBR)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현태 연구원은 관성적으로 부여하는 낮은 PBR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박현욱 연구원은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동국제강은 현재 PBR이 0.2~0.4배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이는 회사 시가총액이 자산 가격의 20~40%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단순 표현하면, 회사 자산을 다 매각하고 청산하는 것이 오히려 주주들에게 이득인 상황이다. 현 정부와 국회는 PBR이 1배 이하인 종목은 회사 측이 주가 관리에 관심이 없는 것이라며 여러 제재 조치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후판 수익성 둔화 우려…미국 특수도 오래 가진 않을 듯
다만 증권가나 회사 측 설명과 달리, 동국제강은 아직 시험대에 올라 있는 상황이라는 진단도 적지 않다. 일단 조선업은 초호황이지만, 그 수혜가 동국제강과 같은 후판업체로까지 전이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동국제강 등 철강사와 조선업체가 맺는 후판 공급 계약은 대체로 장기 계약이다. 짧아 봐야 분기별로 가격 협상을 하는 구조다 보니 납품 단가 조정에 시차가 있다. 더구나 후판 원재료인 슬라브 가격이 많이 오르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다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2분기 후판의 수익성이 1분기보다는 상당히 낮아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실 동국제강에 있어 더 중요한 것은 봉형강이다. 전체 매출의 60%가 건설업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건설 업황이 좋지 않은데도 봉형강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은 미국 수출 성적 덕분이다. 미국은 그동안 철강을 터키·베트남 등으로부터 많이 수입했지만, 상계 관세 등의 여파로 현재는 미국 기업이 수입하기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
한국 또한 관세가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공장 건설 등 때문에 철강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동국제강 등도 수혜를 누리게 된 것이다.
동국제강은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는 큰 관심이 없었으나, 1분기 뜻밖의 호황을 맞이한 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국제강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회사 측은 수출 확대를 위한 전담 조직 강화를 추진 중이다. 수출 영업 담당 임원도 선임했다.
그러나 봉형강 수출 또한 기대만큼 장기화하긴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고, 미국 현지 철강사들의 생산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강달러도 조금씩 진정되는 국면이다.
증권사 연구원들이 강조하는 ‘구조적인 저(低) PBR’을 탈피하기엔, 아직은 더 증명해야 하는 것이 남아 있는 셈이다. 국내 건설 경기가 회복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꾸준한 먹거리 확보가 절실하다.
#강관 업체들과 다른 상황…로봇 등 신산업 적용도 어려워
주주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지점은 훨씬 더 작은 회사였던 세아제강이 스페이스X 관련주로 묶이며 주목을 받는 것을 생각하면 동국제강이 그간 너무 안이했던 것 아니냐는 점이다. 동국제강도 한때는 강관 사업을 했고, 해외 시장에 관심을 보인 적이 있다.
하지만 세아제강은 미국 현지 생산법인을 오랫동안 키운 덕에 현재는 미국 산업 인프라 공급망 안에 들어가 있다. 스페이스X와 연을 튼 것도 미국 시장에서 오랜 기간 존재감을 발휘한 덕분이다.

동국제강에 투자하고 있는 한 기관 투자자는 동국제강이 강관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진작 투자하기만 했다면, 넥스틸 정도의 포지션은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1990년 설립해 2023년 상장한 강관 제조 중견 기업 넥스틸은 시가총액이 4000억 원 후반대로 동국제강(6000억 원대)과 비교해도 사이즈 격차가 크지 않다. 송유관, 산업용 파이프 등에 쓰이는 강관 사업 경쟁력을 키워온 덕분에 미국의 에너지 정책에서부터 AI 인프라 등까지 전반적인 산업 영역 대부분에서 수혜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동국제강이 현대차 등 자동차 업체와 제휴하는 점을 들어 로봇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지 않을지 기대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자동차용 강판도 경량화 작업이 많이 추진되고는 있으나 로봇은 훨씬 더 가벼워야 하기에 알루미늄 합금, 탄소섬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을 활용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에 동국제강과 비슷한 위치의 현대제철이 있어, 현대제철이 로봇 작업에 필요한 고강도 소재 개발, 생산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동국제강은 로봇보다는 미국처럼 국내에서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등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는 것 정도가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회사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도록 성장과 안정성 등 여러 측면에서 대응하고 있다”면서 “신사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 등 시너지를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영훈 언론인 journalist@ilyo.co.kr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