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은 민주당 정통성 강조, 김용남은 뉴이재명 끌어안기…보수 단일화·진보당 행보 ‘캐스팅 보트’

“평택 시장은 (민주당) 최원용! 평택을 국회의원은 조국!”
5월 9일 유승영 평택시의원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글이다. 유 시의원은 2003년 ‘노사모’ 활동을 시작으로 23년간 민주당 당적으로 평택 지역에서 활동했다. 6·3 지방선거 민주당 공천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됐고, 5월 7일 탈당 승인을 받았다.
5월 12일 유 시의원은 일요신문에 과거 평택 지역은 민주당 험지였다고 말했다. 17% 지지율도 나오지 않을 때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제가 민주당이라고 하면 아버지 또래 연배들은 ‘빨갱이’라고 했다. 그러다 2010년도 때부터 (판세가) 변했다. 그동안은 다른 후보를 찍을 여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유 시의원은 “평택시장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다. 누구를 찍겠나. 당연히 민주당”이라고 했다. 그러나 조국 후보는 경우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 후보가 학생운동, 문재인 정부 민정수석·법무부 장관 등의 이력이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혁신당에 몸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조 후보는 민주당 사람이라는 인식이다.
김용남 후보에 대한 지역 여론은 엇갈린다고 전했다. 먼저 민주당 공천을 받았기 때문에 지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고 했다. 다른 한편에는 민주당의 정체성·정통성에는 조 후보가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6(조국) 대 4(김용남)에서 5 대 5’ 정도 지지세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층 분화가 나타난다. JTBC가 (주)메타보이스·(주)리서치랩에 의뢰해 5월 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정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5%,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3%로 집계됐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매우 잘하고 있다’ 45%, ‘어느 정도 잘하고 있다’ 26%였다. 민주당 지지율은 46%, 국민의힘 지지율은 20%였다.
후보별 지지율은 △조국 26% △김용남 23% △유의동 18% △황교안 11% △김재연 6%였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김용남 후보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 절반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는 민주당 지지층이 분열됐다는 점을 시사한다(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선거전 역시 비슷한 구도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조국 후보는 5월 2일 광주·전남 지선 후보 공천장 수여식에서 “(혁신당 후보들은) 민주당 후보보다 훨씬 민주당답고 노무현 정신에 훨씬 부합하는 분들”이라며 ‘민주당 정통성’을 강조했다. 조 후보는 연일 김용남 후보의 세월호 참사·이태원 참사 관련 발언, 검사·윤석열 캠프 대변인 이력, 검찰 보완수사권 입장 등을 비판하고 있다. ‘올드 민주당’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용남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지층 분화라고 보지는 않는다. 현장 분위기도 매우 좋다. 지지층도 결집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후원회가 마감이 됐는데 10만 원 이하 소액 후원 비율이 98%였다. 그분들이 다 평택 유권자는 아니겠지만, 밑바닥 민심은 단단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스탠스를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친명계’로 분류되며 정청래 지도부와 각을 세워온 이언주 최고위원은 5월 10일 SNS에 도당지원단을 보내 김용남 후보를 지원사격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 후원회장을 맡은 정청래 대표는 5월 1일 평택항 해상교통관제센터를 방문했지만, 메시지는 공무원 격려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김 후보 지원에 정 대표가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최대 변수는 단일화
김 후보와 조 후보 측은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여론조사상으론 5자 구도일 경우 진보 진영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여권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혁신당은 신승이 가능하다고 본다.
변수는 보수 단일화다. 앞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와 황교안 자유화혁신 후보 지지율을 더하면 29%다. 범진보 후보들보다 앞서는 수치다. 보수 단일화가 이뤄지면 진보 진영 역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보수 진영 후보들이 손을 잡으면 진보 단일화도 급물살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앞서의 민주당 관계자는 “보수 단일화가 변수다. 그런데 우리 쪽은 단일화가 어렵다. 조 후보나 김 후보나 본인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차이가 크면 단일화 이야기도 못 한다”고 말했다.
다만, 보수 단일화는 조국-김용남 후보만큼이나 쉬워 보이지 않는다. 5월 11일 평택에서 만난 황교안 후보 관계자는 유 후보가 ‘부정선거론’에 같은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단일화를 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부정선거론’은 전산 조작 등으로 선거 결과를 왜곡했다는 음모론이다. 유의동 후보는 5월 11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서 “가능성은 ‘제로’라고 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로서 (단일화는) 저에게 우선순위는 아니”라고 말했다.
진보당과의 단일화도 관전 포인트다. 김재연-김용남 단일화가 성사되면 조국 후보는 불리해진다. 반대로 김재연-조국 단일화가 이뤄지면 김용남 후보가 열세에 놓이게 된다. 김재연 후보가 선거의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김용남 후보는 5월 11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지금으로서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혁신당 한 의원도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렇게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조국혁신당 내부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의 재결집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른 혁신당 의원은 ‘올드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와 일부 민주당 인사들의 입당에 대해 “좋은 현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결국 표심이 민주당 후보로 쏠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22대 총선에서도 민주당 지지층 결집으로 혁신당이 12석을 확보하는 데 그친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혁신당은 15석 이상을 생각했다. (그러나 민주당 쪽 유권자들이) 마지막에 엄청나게 결집했다. 눈에 보일 정도였다. ‘이러다 (민주당 후보가) 떨어진다’는 호소가 그대로 먹혔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