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남편 “경찰이 초동수사 잘했으면 전 남편 살해 막을 수 있었다”
상당경찰서 차상학 과장(왼쪽)과 충북경찰청 강력계 변재철 계장이 24일 고유정 사건과 관련된 아이 변사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윤모 기자
[청주=일요신문] 남윤모 기자 = 충북지방경찰청은 24일 브리핑실에서 고유정 사건 수사에 언론이 지적한 타살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그동안의 경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첫 재판에 불출석한 고유정은 현재 전 남편 살해에 대해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으며, 경찰 역시 전 남편의 시신을 찾지 못한 가운데 의붓아들 A(5)군 살해 사건의 조사가 진행중이다.
충북경찰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A군이 엎드린 채 전신이 10분 이상 눌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소견을 지난 5월1일 받았다”며 “언론에서 제기한 5월17일은 잘못된 정보”라고 정정했다.
경찰은 “지난 4월 A군이 사망한 직후 1차 부검을 대전 국과수에서 받았고 5월1일 통보받은 국과수 정밀 부검 결과에서 ‘특정 부위가 아닌 전신이 10분 이상 강하게 눌렸을 가능성이 크며 사망 추정 시각은 오전 5시 전후’라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압박성 질식사 또는 기계적 질식사, 단순질식사 등에 대해 국과수의 소견대로 수사를 이어 왔고, 5월28일 고유정이 제주도에서 긴급체포돼 나머지 수사를 하지 못했으며 단순질식사로 결론 내린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사망한 A군의 몸에서 발견된 일혈점(붉고 조그만 점)은 질식사 시신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타살의 증거로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목 부분의 멍 자국은 A군이 사망한 뒤 시반이 형성되면서 생긴 것으로 부검 결과에서 경부 압박이나 폭행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A군 목 부위의 긁힌 자국에 대해선 “무엇인가에 눌리는 과정에서 생긴 찰과상인지, 가려워서 긁은 것인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며 “가려워서 아이가 목을 긁었다는 진술은 현 남편 B모씨나 고유정의 말이 일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A군 사망에 대해 “수사는 종결 지점에 왔으며,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많은 것을 밝힐 수 없지만 최종 수사내용을 정리한 뒤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A군 사건을 담당했던 충북 청주시 상당경찰서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 남편 B씨가 고유정을 고소해 공범에 대한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 현재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언론에서 제기한 의문 중 A군 목 뒤의 울혈점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며, 남편 B씨가 고백했다고 알려진 ‘다리를 올려놓을 수도 있었다’는 발표에 대해서는 남편 본인이 밝힌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은 “현재 고유정과 B씨 모두를 수사하고 있으며, 1차 대전 국과수 발표에서 압박성 기계적 질식사라는 소견이 나와 서울 국과수에 재차 의뢰해 지난 5월1일 수사할 필요가 있다는 같은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또 남편이 46분과 15분간 조사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조사가 끝나고 타이핑한 시간일 뿐 사실이 아니며, 사전 인터뷰나 조사시간이 모두 포함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5월1일 국과수에서 수사 필요성이 언급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유정이 28일 제주에서 전 남편 살해 협의로 긴급체포돼 수사가 지연된 것이지 종결된 것은 아니라고도 전했다.
또 “B씨와 동기인 당시 출동 소방관이 사망한 의붓아들의 사진을 B씨에게 보낸 것을 확인했으며, 참고를 위해 요청했을 때 소방당국에서 사진을 폐기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삭제 유무에 대해 경찰이 관여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은 현 남편 B씨와 고유정의 신분(피의자, 참고인)에 대한 질문에는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이날 조사를 받기 위해 상당경찰서에 출두한 B씨는 기자회견에서 “경찰들은 브리핑에서 많은 부분을 밝히지 못했다”며 “6살 된 아이가 어떻게 자다가 피를 토하며 죽을 수 있나. 경찰은 고유정을 돕는 조력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지금도 국민들은 고유정 사건으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겠지만 제가 도움을 청할 곳은 국민들밖에 없으며, 단지 아이가 사망한 진실을 알고 싶고 경찰하고도 다툴 이유가 없다”며 “진실공방처럼 느껴지는 것도 싫고 아이의 죽음에 대해 경찰들은 모든 것을 부정하고 있으며 고유정을 대변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왜 그런지는 국민들이 더 잘 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고유정이 아이의 사망에 관여했다는 것은 의심이 아니라 확신”이라며 “어떻게 사망에 이르게 했는가는 경찰이 지난 6월3일 설명해줬는데 이제 와서 이를 부정한다는 자체가 이상하다. 조사받은 영상녹화를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B씨는 “초등수사가 확실했으면 전 남편이 살해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부검 결과가 이미 두달이나 걸려 나왔는데 경찰이 조기에 사태수습을 했어야 맞다”고 주장하며 조사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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