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엔트리 12인 확정…8월 24일부터 리투아니아·체코·앙골라와 모의고사
오는 8월 말 개막하는 2019 FIBA 중국 농구월드컵에 나설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단. 연합뉴스
[일요신문]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 농구월드컵 개막이 약 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 대표팀은 지난 2014년 대회 이후 5년 만에 세계 최강을 가리는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중국에서 열리는 이번 농구월드컵은 사상 최초로 지역 예선이 홈앤어웨이 제도로 치러졌다. 지역별로 단일 대회에서 순위를 매겨 본선 진출국을 가리던 방식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대표팀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에서 1, 2라운드를 여유있게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대회 예선 역사상 첫 홈앤어웨이 방식의 경기를 치른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12인 최종 엔트리 확정
대표팀은 지난 7월 중순(12~21일)에는 대만에서 열리는 윌리엄존스컵에 나서 전력을 점검하기도 했다. 대만, 일본, 필리핀, 캐나다 등을 상대로 8승 1패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김상식 감독은 이 대회를 토대로 월드컵에 나설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25일 발표된 12인의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는 예상치 못한 인물들이 포함됐다. 당초 윌리엄존스컵에도 나섰고 대표팀 강화훈련 명단에도 포함된 15명 중 3명 정도가 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기존 멤버 중 상당수가 물갈이 됐다. 젊은 포워드인 안영준, 양홍석, 송교창과 슈터 임동섭, 전준범 등이 대거 빠졌다. 이들을 대체한 인물은 박찬희, 양희종, 정효근이었다.
이들 외에 12인 엔트리에는 오랜 기간 대표팀을 이끌어온 선수들이 자리를 지킨 가운데 허훈과 강상재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허훈은 대표팀 생활에서 아픔이 있다. 불과 1년 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하며 아버지 허재 전 감독과 함께 ‘발탁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대회 이후 한동안 대표팀 명단에서 그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프로 데뷔 2년차, 소속팀에서 완전한 주전으로 활약하며 성장했고 대표팀에서도 실력으로 스스로 가치를 입증해 냈다. 윌리엄존스컵에선 약점으로 평가받던 수비면에서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상재는 빅맨이 부족한 대표팀의 사정 속에서 기회를 잡았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 빅맨으로 불리는 오세근은 부상 여파로 월드컵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김종규, 라건아, 이승현의 뒤를 받칠 인물로 강상재가 낙점을 받았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을 가볍게 통과시킨 김상식 감독. 연합뉴스
세계의 벽이 높은 농구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현실적 목표는 1승이다. 김상식 감독도 대회 목표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지 못했다. 그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아무래도 (1승 상대로)나이지리아를 봐야하지 않을까”라며 “나이지리아에도 NBA 소속 선수들이 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빠르고 조직적 플레이를 펼친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수들 또한 ‘세계의 벽은 높다’면서도 최소한 1승을 노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대표팀 주장은 이정현이다.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리더십을 보인 양희종이 윌리엄존스컵 이후 재합류 했음에도 김 감독은 여전히 이정현에게 주장 역할을 맡겼다. 그는 이에 대해 “능력 있는 선수들이 모두 모인 대표팀이다. 그래서 내가 주장이라고 해서 따로 해야 할 역할이 크지는 않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주장인 동시에 대표팀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어린 시절부터 대표팀 경험을 쌓지는 않았지만 짧은 기간 안에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하는 선수로 자리잡았다.
이정현은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가장 많은 경기(12경기)에 출전했고, 팀 내 두 번째로 긴 시간(평균 25.9분)을 소화하며 많은 득점(13.2점)을 기록했다. 이에 FIBA에서는 그를 예선 기간 중 ‘아시아 베스트 5’로 선정하기도 했다.
#세계 강호들과의 모의고사
대표팀은 실전을 앞두고 강도 높은 모의고사도 치를 예정이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이례적으로 리투아니아, 체코, 앙골라가 참가하는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를 기획했다. 초청 국가 모두 월드컵 본선 참가 자격을 거머쥔 팀이다. 대표팀은 경쟁력 있는 국가와의 평가전을 인천에서 치르고 월드컵이 열리는 중국으로 향할 수 있게 됐다.
오는 8월 24일부터 4일간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경기를 치를 3팀은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농구 강팀들이다. 리투아니아와 체코는 각각 세계랭킹 6위와 24위로 상위권에 올라 있다. 앙골라는 39위로 대한민국(32위)보다 낮지만 월드컵 본선에 5회 연속 참가한 저력 있는 팀이다.
김상식 감독은 평가전 상대에 대해 “우리가 본선에서 만날 팀과 비슷한 팀”이라며 만족감을 보였다. 평가전을 치르며 월드컵 본선에서의 대표팀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상대들은 파워와 신장이 좋고 외곽슛이나 투맨 게임도 뛰어나다”라면서 “우리는 몸싸움 부분에서 노력이 필요하다. 수비면에서 스위치나 더블팀 디펜스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매일 상대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월드컵 우승컵 트로피에 ‘네이스미스’가 명명된 이유는 지난 7월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서 열린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는 선수단이 농구월드컵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는 동시에 대회 우승 트로피도 함께 공개됐다. 이어 오후에는 광화문 광장으로 트로피가 이동, 팬들도 직접 트로피를 대면할 수 있게 됐다. 대표팀 미디어데이 이후 농구월드컵 트로피 투어에도 함께한 김선형, 김종규, 이정현(왼쪽부터). 사진=임준선 기자 이는 국제농구연맹(FIBA)이 진행하고 있는 2019 농구월드컵 트로피투어 프로그램의 일부였다. 이 트로피는 스페인 마드리드,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농구월드컵 우승을 거머쥔 선수들이 들어 올릴 트로피는 ‘네이스미스 트로피’로 불린다. 높이 60cm, 무게 9kg의 이 트로피는 지난 2017년 새롭게 만들어져 공개됐다. 이전보다 약 13cm 길어지고 일부 디자인이 변경됐다. 트로피 이름의 주인공이 된 제임스 네이스미스는 농구를 만들어낸 ‘농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체육교육학 교수로 YMCA 체육교실에서 강의를 하던 그는 겨울 실내스포츠를 고안해 달라는 제안을 받고 농구를 만들어 냈다. 최초엔 실제 바구니를 높이 매달아 경기를 치렀기에 종목의 이름은 ‘바스켓(basket, 바구니)볼’이 됐다. 트로피 투어 행사에 함께한 FIBA 마케팅 에이전시 담당자 소이 안 퓰러. 사진=임준선 기자 이날 현장에서 행사를 지켜 본 FIBA 마케팅 에이전시 담당자 소이 안 퓰러는 “이 행사는 팬들에게 직접 트로피를 보여주며 대회를 홍보하고 선수들에게는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위해 만들어졌다”면서 “한국에서 과거에는 농구가 매우 중요한 종목이었다고 들었다. 지금은 다른 종목으로 대체됐지만(웃음). 이 행사가 한국에서 농구가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상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