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실적 회복에도 순차입금 3조 원 육박…롯데렌탈 등 추가 인수 검토에 재무 여력 시험대

그간 그룹 안팎에서는 조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 공백에 대한 우려는 지속돼 왔다. 경영 전면에 서 있던 조 회장의 리더십 부재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한온시스템 정상화 등 주요 사업의 추진 동력이 약화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출소 직후 공식 복귀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조 회장은 그간 미뤄진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사업 추진 동력을 재가동하기 위해 조만간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 회장은 법원 판결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취업제한 대상에서는 제외된 바 있다. 검찰이 주장한 포괄일죄(해당 범죄군을 하나의 죄로 규정)가 배제되고 각 범죄별 이득액이 특경법 기준선인 5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법원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경영 복귀 시 최우선 현안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최대주주로 올라선 한온시스템의 경영 정상화 작업이 꼽힌다. 2014년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1조 800억 원에 매입했던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12월 유상증자 참여(약 6000억 원)와 한앤컴퍼니 보유 지분 추가 인수(약 1조 2000억 원)를 마쳤다. 이로써 총 2조 88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지분 54.77%를 확보하며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 지위에 섰다.
이는 타이어 중심의 사업 구조를 미래 모빌리티 전반으로 확장하겠다는 조 회장의 구상이 담긴 빅딜이었다. 인수 이후 한온시스템은 지난 5월 경영전략혁신회의를 열고,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5%, 매출 14조 7000억 원, 영업이익률 9%를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한온시스템의 실적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난 2조 7482억 원, 영업이익은 3배 이상 증가한 972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정상화 작업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대규모 인수 과정에서 늘어난 순차입금이 3조 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이 금융 비용(이자)으로 쓰이고 있어 차입금 축소와 재무 구조 개선이 과제로 지목된다.
한국앤컴퍼니가 기대했던 계열사 간 시너지 역시 아직 본격화 전 단계에 있다. 앞서 지난해 2월 조 회장은 3년 내 한온시스템 경영 정상화를 공언한 바 있어 재무 구조 개선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렌터카 사업 인수 추진은 기존 부품 제조 중심의 구조를 차량 운영·관리 영역으로 다각화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간 그룹 사업 구조는 타이어와 배터리, 한온시스템의 열관리 분야에 집중돼 있었다. 렌터카 업체를 인수할 경우 차량 대여 및 정비, 타이어 교체, 중고차 매각으로 이어지는 연계 수익원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렌터카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주행 및 정비 데이터는 향후 타이어와 자동차 부품 개발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렌터카 산업 흐름에 따른 수익성 실익 검증도 관건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 출소 이후 사업 운영 담당 부서를 중심으로 모빌리티 관련 현안 점검이 빠르게 이어지는 분위기”라며 “한국앤컴퍼니그룹이 롯데렌탈은 물론 SK렌터카 등 복수의 렌터카 업체를 대상으로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온시스템 정상화가 우선 과제인 상황에서 대형 M&A 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순차입금이 3조 원에 육박하는 한온시스템의 재무 구조 개선과 계열사 시너지 창출이 급선무인 만큼, 또 다른 대형 인수가 자금 조달 등 경영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재무 여력을 고려하면 인수 자금 조달은 가능할 것이란 평가가 적지 않다.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현금성 자산은 1600억 원 수준이지만 부채비율이 10% 초반에 불과해 추가 차입 여력은 충분한 수준으로 진단된다. 현행법상 지주회사 부채비율 한도는 200% 이하로,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자본총액은 4조 9672억 원, 부채는 약 5875억 원 수준의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 중이다.
현재 롯데그룹이 매각을 추진 중인 롯데렌탈 지분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61.18% 전량이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해당 지분의 매각 규모는 약 1조 3000억 원 수준이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일요신문i’에 “조 회장이 장기적인 전략을 고민해 적당한 시점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렌터카 업체 인수와 관련해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