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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지난 98년 코스닥 시장을 달궜던 닷컴 붐이 다시 일 조짐이다. 이를 반영하듯 코스닥 시장의 인터넷 관련주들이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 게임, 검색 포털 서비스업체인 NHN은 액면가 5백원임에도 9만원대에 올라서며 기염을 토했다.액면가 5백원으로 치면 4월 현재 삼성전자가 기록한 30만원대의 3배에 달하는 것. 인터넷 포털업체인 다음도 주당 4만7천원대에 올라서 시가총액만 6천5백억원에 이르는 매머드 규모에 이르고 있다.
눈여겨 볼 부분은 이번 인터넷 관련주의 급등행진이 몇몇 업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 지난해 11월 초 코스닥에 등록한 NHN은 물론 다음이나 옥션, 네오위즈 등 인터넷에 기반을 둔 닷컴업체들이 모두 큰 폭의 주가 상승을 하고 있다.
때문에 닷컴의 봄날이 다시 왔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 최근 방한한 야후의 창업자 제리 양도 “닷컴이 살아나고 있다”고 장담해 코스닥의 관련주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성종화 연구원은 “올해 인터넷 관련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것”이라며 매수 목표가를 상향조절했다. NHN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1백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4.6%나 뛰는 등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이런 실적 호전은 NHN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옥션이나 네오위즈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업체나 게임 포털업체 등도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있어 코스닥 투자자들을 오랜만에 기쁘게 만들고 있다.
NHN의 성장 배경은 게임과 검색 광고. 배너 광고 시장의 경우 인터넷 포털 업체인 다음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검색 광고의 경우 미개척 분야로 남아있었다. 이를 NHN에서 치고 나간 것.
덕분에 NHN은 한게임을 통한 게임사이트에서의 수익과 검색광고에서의 매출이 1백79억원과 1백44억원으로 투톱 체제를 이끌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인터넷 대장주로 떠오르고 있다.
옥션의 주가 경신 기록도 눈부시다. 옥션의 지난주 주가는 3만7천원대. 최근 몇 년 동안 최고의 기록이다. 옥션 역시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 늘어난 1백27억원에 당기순이익이 61억원으로 30% 이상 성장했다.
커뮤니티 서비스 업체인 네오위즈 역시 1분기 매출 1백99억원에 영업이익 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고 회원수를 자랑하는 포털 서비스업체인 다음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80억~9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는 등 인터넷 업체들이 지난 1분기에 최고 성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닷컴 붐이 다시오는가 하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증시 전문가들은 수익성을 검증받지 못한 업체들이 벤처 붐 몰락의 한파에 도태되고 수익성이 증명된 업체들이 잔치를 벌이는 봄이 돌아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국내 인터넷 관련 선두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40%를 넘어서는 것은 벤처거품론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인터넷 관련기업에 국한해서 보자면 수익성이 부족한 기업들은 이미 도태된 만큼 수익성 논란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
게다가 올해 이들 기업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들의 주가는 계속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들 기업의 수익 대부분이 내수시장에서 발생하는 만큼 북핵사태나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경기 후퇴의 영향을 받은 1분기보다 시장 여건은 더 악화될 수 없고, 때문에 올해 나머지 기간에 1분기보다 실적이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성종화 연구원)이 나오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NHN의 인터넷 대장주 자리다툼이다. 현재 주가는 두배 수준으로 NHN이 앞서고 있다. 하지만 자본금은 다음이 69억4천6백만원으로 NHN의 37억1천8백만원 보다 배 정도 많다. NHN은 검색 서비스가 기본이고 다음은 메일과 카페 등 커뮤니티 서비스가 기본이다.
포털 경쟁에선 다음이 앞섰고 이를 기반으로 한 배너광고에서도 다음이 전체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앞섰지만 NHN은 인터넷 게임업체인 한게임을 인수합병해 게임 시장에서 다음을 압도하고 있다. 다음도 뒤늦게 게임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신통한 성적을 얻지 못했다.
광고매출에서 다음에 뒤졌던 NHN은 지난해부터 자신이 앞서고 있는 검색 서비스 분야에 검색 광고를 도입해 광고 매출액을 게임분야와 엇비슷하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가 인터넷 대장주 등극인 것. 증시에선 다음과 NHN의 인터넷 대장주 경쟁이 인터넷 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모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인터넷 관련주들은 다시 쳐다 봐도 될 만큼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
NHN이나 네오위즈 등 게임 관련 인터넷 주는 물론 옥션이나 인터파크 등 전자상거래 관련주, 엔씨나 다음 등 구 인터넷 대장주들도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건설주나 벤처 붐이 다시 한번 올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어느 세력이 집권해도 벤처 붐을 살릴 수밖에 없다는 것. 이번 인터넷 관련주들의 재도약이 그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