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사과한 동료배우 ‘머쓱’…피해 주장 관객 “누군지도 모르는 배우 관크를 어떻게 조작하나” 분통도
지난 15일 연극 ‘프라이드’의 관크 논란에 휩싸였던 배우 손석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고성준 기자
16일 손석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제 저와 제 친구들이 몰상식한 공연 관람 자세로 공연을 망쳤으니 사과를 하라는 요구가 있었고 그로 인해 기사까지 났다”며 “연극을 즐기고 아끼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다. 다수에 피해 가지 않으면서도 제 권리라고 생각되는 만큼은 조용히 울고 조용히 울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몇몇 관객분들의 주인의식과 편협하고 강압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 한 변질된 공연관람 문화가 오해를 넘어 거짓 양산까지 만드는 과정이 당황스럽지만 이 이상의 반박도 사과도 하지 않겠다. 자잘하고 소모적이 될 수밖에 없는 논쟁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느껴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듣고 싶은 말이 아니어서 실망하고 안타까워하실 팬 분들께는 잘잘못을 떠나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의 출연 배우들이 연극 ‘프라이드’ 관람을 하며 심각한 씬에서 웃거나, 연극배우가 객석을 향해 사진기를 들이대는 씬에서 브이 포즈를 취하는 등 연극 몰입을 방해하는 이른바 ‘관크’를 저질렀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 당시 연극을 관람한 배우는 손석구, 오혜원, 강한나였다.
강한나는 논란이 불거지자 곧장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극 중 웃음이 날 만한 장면이 아니었지만 웃었던 부분, 사진기가 객석 쪽 좌석을 향했을 때 브이를 한 부분이 함께 공연을 관람하셨던 관객분들께 불편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오혜원 역시 “무지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피해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올바른 관람 태도에 대해 숙지하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겠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의 사과가 무색하게도 가장 큰 ‘관크’를 저지른 관객으로 지목된 손석구의 맞불이 다시 논란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다. 같은 날 ‘프라이드’를 관람했다는 한 관객은 “이 문제를 지적했던 관객들 대다수는 그날 공연을 보러온 사람들이 배우인지, 배우면 누구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라며 “문제가 불거지고 난 뒤 이 배우들의 기념사진을 보고 나서야 누군지 알았던 거지, 당시에는 그냥 관크가 심한 연극배우의 지인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관객들이 무슨 이득을 보려고 이들의 비매너를 거짓으로 조작하고 비난했다고 단정하는지 모르겠다”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하는 손석구의 입장문 전문.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 같아 더 이상 피해보시는 주변 분들 없도록 글 올립니다.
우선 연극 ’프라이드‘에 초대해주신 배우 김주헌 형님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난처하게 해드린 것 같아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염치 없지만 얼마 남지 않은 공연 빛나게 마무리 지으시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간만에 본 너무나도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변해왔고 또 어떻게 변해가야할지 상상하고 나눌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드릴 이야기와는 별개로 아직 안 보셨다면 ’프라이드‘ 관람 추천 드려요.
마지막으로 본론을 말씀 드리자면요. 어제 저와 제 친구들이 몰상식한 공연 관람 자세로 공연을 망쳤으니 사과를 하라는 요구가 있었고 그로인해 기사까지 났는데요.
연극을 즐기고 아끼는 사람으로써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습니다. 파란 하늘을 보고 다들 즐거워할때 누군가는 기억에 따라 눈물이 날수도 있겠죠. 흐린날 내리는 비를 보고 들뜨는 사람도 물론 있을거구요. 다만 다수에 피해가지 않으면서도 제 권리라고 생각되는 만큼은 조용히 울고 조용히 울었습니다,
몇몇 관객분들의 주인의식과 편협하고 강압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 한 변질된 공연관람 문화가 오해를 넘어 거짓 양산까지 만드는 과정이 당황스럽지만 이 이상의 반박도 사과도 하지 않겠습니다. 자잘하고 소모적이 될수밖에 없는 논쟁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느껴서입니다. 듣고 싶은 말이 아니어서 실망하고 안타까워하실 팬분들께는 잘잘못을 떠나 너무 죄송한 마음입니다.
단, 위와 같은 선택을 한 만큼 후에 벌어질 일방적인 여론의 결과 역시 거르지 않고 받아들일 마음준비하였으니 가감없는 의견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더 지나고 서로 화가 가라앉은 후에는 함께 웃으며 돌아볼수있는 시간이 생기길 희망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마른세수, 트림, 기지개, 잡담(막이 바뀔 때 ’재밌다‘ 한 마디 했습니다)한 적 없어요. 관람하며 가장 감명 깊게 눈물 흘린 사람이 한나였습니다. ** 장면(스포금지)에서 저건 뭐냐고 했다는 말씀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