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부도로 전주 아파트 사업 실패…남은건 수백억 구상금
지난 8월 20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동생 조 아무개 씨의 입장문 내용 중 일부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조 씨가 언급한 ‘전주 시행사업’은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에서 시행한 ‘전주에이원파란채’ 아파트 사업으로 확인됐다.
조 씨는 2004년 6월 코바건설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조 씨는 입장문에서 “2005년 10월에 지금은 헤어졌지만 전처와 결혼을 했는데 제가 신용불량자이고 마땅한 직업은 없었다”고 했지만 이미 1년 전부터 새로운 회사를 세우며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월 29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말 기준 코바건설은 조 씨의 회사 코바홀딩스(현 카페휴고)가 지분 27.0%를 갖고 있었고, 조 씨의 전처 조 아무개 씨가 26.0%를 갖고 있었다. 또 조 씨는 2005년 5월~2006년 4월 코바건설의 감사를 맡았고, 2006년 4월부터는 코바건설 대표이사에 취임해 2015년 12월 청산되기 직전까지 대표를 맡았다. 조 씨의 전처도 2006년 4월부터 코바건설 감사를 맡은 것으로 나온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조 씨 측은 2002년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완주군 봉동읍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돼 이미 이때부터 사업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라북도도 2002년 11월 아파트 사업 승인을 내준 것으로 전해진다. 파란채아파트 착공에 들어간 시기는 2005년 11월. 시공사는 에이원건설이 맡았고, 총 사업비는 638억 원에 달했다. 앞서 2001년 인근에 전주과학산업단지가 들어섰기에 사업성을 노려볼 만 했다.
당시 에이원건설은 ‘파란채아파트’라는 브랜드를 통해 업계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었다. 2007년 기준으로 에이원건설은 완주군뿐 아니라 경기도 가평군, 충청남도 예산군, 경상남도 진주시, 충청북도 제천시 등에서도 파란채아파트를 건설하고 있었다. 하지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말 기준 에이원건설의 자본은 57억 원, 부채는 369억 원, 부채비율은 646.16%로 재무상황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848만 원에 불과했다.
이듬해인 2008년, 에이원건설은 41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협력업체에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2008년 9월 공사는 중단됐고, 당시 분양보증계약을 체결한 대한주택보증공사(현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경매를 통해 해당 부지를 시에이토건(현 제이피홀딩스)에 매각했다. 시에이토건은 벽산엔지니어링을 시공사로 선정해 공사를 재개했고, 2012년 7월 ‘벽산e솔렌스힐아파트’로 완공됐다.
2011년 8월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당시 코바건설과 에이원건설을 상대로 구상금을 신청했다. 법원도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구상금을 지급하라고 코바건설에 명령했다. 구상금이란 채무를 대신 변제해 준 자가 채권자를 대신해 채무당사자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을 뜻한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당시 법원의 판결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피고들(코바건설, 에이원건설)은 연대해 원고에게 168억 982만 912원 중 163억 1750만 9550원에 대해 코바건설은 2012년 6월 11일까지, 에이원건설은 6월 26일까지는 각 연 14%,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2014년 규정에 따라 구상금 관련 채권을 매각해 현재 우리에게 채무 잔액은 없는 상태”라며 “어디에 매각했는지는 제3자와 관련이 있어 설명이 어렵다”라고 전했다.
코바건설은 이미 2007년 말 기준 자본총액이 마이너스(-) 15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또 부채총액도 255억 원에 달해 파란채아파트 사업 실패 후 코바건설의 부도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결국 코바건설은 2015년 12월, 에이원건설은 2016년 12월 각각 청산종결됐다. 조 씨도 입장문에서 “(파란채아파트 사업 실패 후) 두 번째로 시작한 부산 시행사업에서 또 사기를 당하는 바람에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단독 그 후] ‘조국 후보자 前 제수’ 조 씨 항공사 근무하면서 씨티업 임원 겸직? 지난 8월 22일, ‘일요신문’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동생 조 아무개 씨가 과거 씨티업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부산 수영구에 건물을 세운 바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후 조 씨는 건물을 매각해 호텔로 사용되고 있지만 조 씨의 회사 ‘카페휴고’의 서류상 주소지는 여전히 이곳으로 나온다. 또 조 씨의 전처 조 아무개 씨는 과거 씨티업에서 감사를 맡았다고 보도했다. 씨티업이라는 회사가 언론에 보도된 건 해당 기사가 처음이었다.(관련기사 [단독] 조국 후보 동생의 회사 ‘카페휴고’ 둘러싼 미스터리) 지난 8월 26일에는 씨티업과 관련해 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 동생의 전처 조 씨는 씨티업 감사로 재직할 당시 아시아나항공에서 근무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직원들의 겸직을 금지하고 있다. 조 씨는 씨티업 감사 뿐 아니라 코바건설 감사와 카페휴고 대표이사도 맡았다. 이후 일부 언론에서 해당 내용을 보도하면서 씨티업의 존재에 대해서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장제원 의원실 측은 “겸직이 회사 내부 규정으로 금지돼 있다면 수십 년간 재직한 조 씨가 이를 모를 리 없다”며 “재직 중인 회사의 겸직금지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조국 후보자 가족 경영 회사 전반에 임원으로 참여한 것은 일가의 도덕적 해이를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