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소유주는 조범동…공공 와이파이 사업 이미 작업돼 있었다…중국 투자 유치하고 제주 카지노 인수 시도”
법인 등기부등본과 내부 자료 등으로 파악된 코링크PE의 전·현직 임직원은 이제까지 총 11명이다. 이 가운데 4명이 조국 법무부 장관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신청됐다. 8월 27일 자유한국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의 사모 펀드 관련 조 후보자의 5촌 조카인 조범동 씨를 비롯 코링크PE 소속이었던 이상훈 대표와 성호성 전 대표, 임성균 운용역을 국회청문회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 가운데 조 씨와 이 대표는 지난주 국외로 나갔다.
‘일요신문’은 청문회 증인 물망에 오르지 않은 코링크PE 전·현직 임직원 5명을 8월 27일과 28일 총 2일에 걸쳐 만났다. 인터뷰는 5인의 집 인근 등지에서 이뤄졌으며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는 까닭에 익명을 전제로 이야기를 들었다.
조범동 씨가 실소유주라는 증언이 쏟아졌다. 코링크PE 전·현직 임직원 등 관계자에 따르면 조 씨가 나서서 2015년 말에서 2016년 초 사이 코링크PE의 주춧돌을 쌓았다. ‘시너지팩토리’라는 회사 이사 자격으로 DH모터스의 주주이자 직원이었던 조 씨는 DH모터스 자금 상황이 악화될 때쯤 코링크PE를 계획했다. 조 씨는 DH모터스 대표였던 경 아무개 씨 밑에서 10여 년 전 오토바이 영업을 했던 사람이었다. 2015년 DH모터스가 설립됐을 때 다시 인연을 이어갔다. 조 씨는 DH모터스에서 마케팅 담당이었다. (관련 기사: [단독] 코링크PE, 관계 없다던 조국 5촌 조카 주주사 인수하려 했다)
DH모터스에서 나올 무렵 조범동 씨는 DH모터스 주주였던 몇몇 인사와 함께 친한 회계법인 관계자에게 금융 및 회계업계 출신 인사를 소개 받기 시작했다. 사모 펀드 운용사를 함께 만들 목적에서였다. 2016년 2월 코링크PE는 닻을 올렸다. 2017년에 합류했다고 알려진 이상훈 현 대표도 이때부터 이사 직함으로 조 씨의 비서 역할을 했다. 조 씨가 코링크PE의 초기 사무실 부동산 임대차까지 스스로 챙긴 정황은 이미 나왔다. 이들은 한입 모아 “실소유주는 조범동”이라고 말했다. 조국 후보자 쪽은 이제껏 조 씨와 코링크PE는 몇 번 도움만 주고 받았을 뿐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해 왔다. (관련 기사: [단독] 코링크 직원 “조국 5촌 조카가 사모펀드 실소유주”…부동산 업자도 그를 알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코링크PE가 시도했던 공공부문 사업은 대부분 이미 ‘기획’돼 있었다고 말했다. 코링크PE는 사모 펀드를 만들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서 여러 사업을 시도했다. 특히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은 조범동 씨가 수주할 수밖에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 관계자는 “서울시 사업을 따기 전에 조범동 씨가 ‘서울시 공공 와이파이는 우리가 다 따는 걸로 이야기 됐다. 이미 작업이 다 돼 있다. 우리가 무조건 딴다’고 자랑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우리 집안이 대단하다. 유명한 사람 많다. 친척이 서울대 교수인데 대단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늘 했다. 조국이라는 간판을 세워 투자자를 끌어들인 것”이라고도 전했다.
코링크PE는 사모 펀드를 이용해 공공부문에선 서울시 공공 와이파이를 공략하고 민간부문에선 10곳을 인수합병 및 투자 대상으로 올려 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조범동 씨는 민간회사 인수합병을 자주 거론했다. ‘이런 저런 회사를 나중에 인수하자. 안에서 다 빼먹고 우회상장해서 주가 부양하자’는 말을 자주 했다. ‘사모 펀드는 감방 갈 각오하고 하는 것’이란 말도 습관처럼 했다”며 “제주도의 한 카지노 인수도 시도했다. 인수 적정가가 나왔을 때 반 값에 인수하고 나머지 금액을 어떻게 지급할 것인가 회의를 하기도 했다. 당시 카지노 피인수자가 검은 머리 외국인이었는데 인수 적정가를 모두 지불하면 그가 세금을 많이 내야 하니 반 값만 내고 반 값을 돌려서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곤 했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단독] 우회상장 꿈꾼 코링크가 입맛 다셨던 기업은?)
코링크PE는 몇백억 원대 카지노를 인수할 여력이 없었다. 코링크PE의 큰 그림 정점에는 중국발 자본 유치가 있었다. 한 관계자는 “자금을 어떻게 끌어올 건가 물으면 조범동 씨는 늘 중국에서 돈을 끌어올 거라고 자신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실제 코링크PE 총괄대표 명함을 가지고 중국의 한 기업과 코링크PE가 6000억 원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꼬리를 밟혔다.
코링크PE 관계자들은 ”중국과 연결해 주는 브로커가 있었다. 중국인 장 아무개 씨(여·57)였다. 남편은 허 아무개 회장(61)이라는 한국 사람이었다. 코링크PE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기도 했다“며 ”조 씨는 장 씨를 소개하며 충칭에 연기금 같은 조직에서 눈먼 돈을 쏠 수 있도록 힘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또 장 씨가 중국 장성의 딸로 로비스트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실제 ‘일요신문’ 취재 결과 장 씨는 2005년 한국으로 귀화한 중국인이었다. 항저우 출신인 장 씨는 남편 허 회장과 함께 R 그룹, H 투자자문유한회사, H 사를 운영하며 중국을 오가는 사람이었다.
코링크PE가 실제 투자를 진행했던 회사인 익성 관련 이야기도 나왔다. 이들에 따르면 조범동 씨는 이 아무개 익성 회장의 자산을 관리해 줬다. 이들은 ”조범동 씨가 익성 회장의 주식을 관리해 줬다. 아예 익성 회장의 계좌를 자기가 들고 있었다. 익성 등 주식을 사고 팔며 차익을 내주고 관리했다. 개인 자금 관리도 조 씨 몫이었다. 익성이 조 씨의 ‘쩐주’(자금 줄) 가운데 하나였다“고 했다.
조범동 씨의 이름과 늘 함께 오르내리던 ‘시너지팩토리’의 윤곽도 나왔다. 코링크PE의 인수합병 및 투자 대상 관련 폴더에서 나온 DH모터스 회사소개서에서 처음 조 씨의 이름이 발견됐다. 조 씨는 이 회사소개서에서 조 씨는 시너지팩토리 이사이자 DH모터스 5대 주주라고 표기됐다. 코링크PE 관계자들은 ”시너지팩토리는 조 씨의 장인이 하는 작은 건설사였다. 조 씨는 ‘작은 공사가 필요하면 늘 거기에 맡긴다’고 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시너지팩토리 한편 코링크PE 내부자료에선 시너지팩토리가 코링크PE의 자문기관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관련 기사: 유령? 코링크 실소유주설 조국 5촌 조카, 자신이 대표라던 회사에도 없었다)
조범동 씨는 좀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코링크PE 관계자들은 “조범동 씨는 약아서 흔적 남기는 걸 잘 안 했다. 영악한 사람이다. 뭘 흘리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이조차 단 한 번도 이야기한 적 없었다”고 말했다.
사모 펀드 운용사로 굴러갈 수 없는 인력 구조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이상훈 대표는 순박한 사람이다. 지금 자기가 다 했다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경력이나 이력을 봐도 말이 안 된다. 보험설계하고 성악했던 사람이 어떻게 사모 펀드를 하나. 업무 능력 자체가 없었다. 회사 인수합병이나 투자를 계획할 때 재무제표를 보고 경영환경을 읽어내거나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며 “성호성 전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그 사람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만 할 줄 알았지 재무제표 읽는 능력이 부족했다. 코링크PE에는 사모 펀도 관련 전문가가 사실상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범동 씨는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에 빠진 상태다. 코링크PE는 조 후보자의 후광과 도움을 얻어 사모 펀드를 모집하고 관급 공사 전문 업체 등에 투자해 정부와의 동행을 꿈꿨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코링크PE와 조범동 씨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에 대한 윤곽도 드러났다. 이들 관계자는 ”성호성 전 대표와 함께 초창기 대표를 맡았던 김 아무개 씨, 자문 역할을 맡았던 T 회계법인 회계사, 이 아무개 익성 대표가 조 씨에 대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를 남겼다.
“조범동이 손으로 태양을 가리고 있다.”
최훈민 기자 박현광 기자 최희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