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다큐멘터리 3일’ 캡쳐
8일 방송되는 KBS ‘다큐멘터리 3일’에서 황학동 주방가구거리를 찾았다.
황학동 주방가구거리는 1980년대부터 황학동 중앙시장 뒤편에 자리잡기 시작한 주방기구, 가구 특화거리이다.
약 450여 개 점포가 밀집해 있어 업소용, 가정용 주방기구용품을 비롯해 다양한 가구를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창업하는 가게의 주방설비 상담부터 시공까지도 가능하다. 또한 ‘폐업 철거, 중고물품의 상품화, 개업’의 순환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폐업 철거 현장에서 나온 중고물품과 새 제품들이 창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주인을 기다리는 곳. 황학동 주방가구거리이다.
올해도 계속되는 경기불황 속에 하나, 둘씩 문을 닫는 음식점이 늘어나고 있다. 폐업하는 음식점이 많아질수록 바빠지는 곳은 바로 ‘‘폐업철거전문업체’다.
경기가 안 좋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는 조현래 씨, 폐업하는 음식점의 철거 작업을 진행하는 폐업철거전문업체 대표이다.
옛날에는 철거 작업을 한 달에 30군 데도 못 했지만 지금은 한 달에 100군데 간다는 그의 말 속에 씁쓸함이 느껴진다.
폐업한 가게에서 철거된 물품들은 황학동으로 간다. 도착한 물품들은 중고라는 이름을 달고 ‘황학동’상인들의 손끝에서 새 단장을 시작한다.
길거리에서는 중고의자를 수리하고 중고물품을 구석구석 닦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이 창업자들의 필수코스가 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중고물품을 새 제품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작은 그릇부터 주방기구, 가구 등 창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구입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황학동에서 만난 이지은 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현재 디저트 가게 창업을 준비 중이다.
지은 씨 또한 창업을 준비하면서 황학동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고, 창업에 필요한 모든 주방기구와 그릇을 황학동에서 구매했다고 말했다.
황학동에서는 기성품을 가지고 원하는 물건을 제작까지 해주기 때문에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이라는 말도 남겼다.
황학동 상인들은 평균 20년 동안 한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
창업하는 사람들을 손님으로 맞이할 때, 그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조언과 응원의 한마디가 언제나 함께했다.
중고물품을 닦을 때, 창업이 꼭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듯하다.
그들의 손끝에서 재탄생된 제품과 자영업자들의 아픔을 헤아려주는 마음이 있기에 또 다른 누군가는 이 거리에서 다시 한번 희망을 꿈꿀 수 있다.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잘 되기는 바라는 ‘황학동’사람들의 진심이 곳곳에 느껴진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