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KCC 우승에 꼭 필요한 코치라 생각” 구단에 강력히 영입 요청
부상자들의 속출로 정규리그 내내 고전했던 부산 KCC가 플레이오프에서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할 수 있었던 건 전창진 감독과 코치들의 역할이 컸다. 전 감독은 프로농구 감독상 최다 수상자(6회)이며, 원주 TG삼보 시절 이룬 역대 최연소(39세) 우승 감독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았다.
강양택 수석코치는 코치 경력만 20년이 넘는 베테랑 지도자다. 서울 SK와 창원 LG, 국가대표팀 코치 등을 역임했던 강 코치에 대해 전 감독은 5년간 자신의 옆을 지켜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이상민 코치는 2014~2022년 서울 삼성 감독을 역임한 감독 출신으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16년 만에 친정팀인 KCC 코치로 복귀했다. 이 코치는 연세대 졸업 후 KCC 전신 현대에 입단해 전성기를 구가했고, 2007년 KCC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서장훈을 영입했을 때 삼성이 보상선수로 이상민을 지명하며 팀을 떠났다.
이 코치가 KCC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전창진 감독이 구단에 강력하게 요청했기 때문이다. 당시 농구계에선 차기 감독으로 유력한 인사를 코치로 영입하는 전 감독의 움직임에 놀랍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전 감독은 이와 관련해서 “KCC가 우승하는 데 꼭 필요한 코치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한다.
“내가 이 팀을 떠난 후 누가 감독이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 팀에 필요한 코치가 누구인지는 잘 알고 있다. 이상민 코치가 합류한 다음 선수들과 좀 더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 감독과 수석코치가 못하는 일을 이 코치가 맡아줬기 때문이다. 이 코치는 신명호 코치와 함께 허웅, 최준용, 라건아, 이승현과 직접 만나 팀워크를 다지는 데 앞장섰다. 감독을 오래하다가 코치를 맡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이 코치는 자신을 내려놓고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점이 정말 고맙더라.”
전창진 감독은 최형길 단장한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7년 전 어려운 환경에 처했던 자신에게 손을 내민 농구인이었고, 팬들한테 온갖 비난을 받을 때도 지적보단 격려로 자신을 믿고 기다려줬기 때문이다.
전창진 감독한테 우승이란 선물은 그동안 고생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감사를 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