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다큐멘터리 3일’ 캡쳐
27일 방송되는 KBS ‘다큐멘터리 3일’ 596회는 ‘꿈 한 그릇, 배달 왔습니다’ 편으로 꾸며진다.
공유주방이란 주방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외식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을 말한다.
배달 문화가 만들어낸 공유주방, 직접 만들어 먹는 시대는 지났다.
재료를 사면 1인분의 양을 맞추느라 항상 남고 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이 점점 늘어나면서 식습관 또한 바뀌었다.
모든 음식을 직접 해 먹었던 전과 달리 배달 대행 어플 하나로 다양한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게 됐다. 배달 가능한 음식점에서 반경 ~2km 내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변의 원하는 음식을 무엇이든 시켜 먹을 수 있다.
식문화가 바뀌면서 요식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는 요식업도 온라인 시대. 손님을 직접 마주했던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음식에 대한 칭찬과 불만 모두 배달앱의 글과 사진을 통해 전달된다.
이로써 사장님들은 손님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창구에 적응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에 따라 요식업자들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20여년 이상 경기도에서 부대찌개 식당을 운영한 이미옥 사장은 홀이 있는 식당을 운영했지만 시대 흐름에 발맞춰 배달음식 시장에 뛰어 들었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가 두렵기도 하지만 여러 주방들이 모여있는 공유주방에 입주한 덕분에 리스크를 줄이게 되었다고 말한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창업하기 위해 들어가는 초기 비용은 대략 1억이다. 집기 세팅, 재료비, 인건비 등 추가적인 비용까지 더하면 1억이 훌쩍 넘어간다.
내 가게 하나 차리기 위해 막대한 돈이 들어가면 오픈하기 전부터 적자가 생기는 건 당연하다.
공유주방은 요식업을 하고 싶지만 자금이 부족한 업주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일 기회를 제공한다.
공유주방마다 차이는 있지만 초기 비용이 대략 2000만원 이내 이기 때문에 일반 식당에 대해 부담이 적다는 것이 공유주방에 입점한 배달음식 업주들의 공통된 말이다.
주방 한 칸에서 낮은 임대료만 내고 오직 요리에만 집중하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테스트할 수 있다. 처음부터 큰 돈을 투자하지 않을 뿐더러 내 음식의 대중성을 실험하거나 기존의 사업을 접고 재도전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배달을 자주 시키는 1인 가구와 오피스 상권이 밀집되어 있는 강남에서 배달 음식 시장을 테스트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강남 일대를 누비는 배달대행업체 라이더들에겐 시간이 금이다. 손님들이 주문한 따뜻한 밥 한 그릇을 최대한 유지한 채 전달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이기 때문에 라이더와 사장님의 협력이 중요하다.
음식이 손님에게 도착하기까지 주어진 시간은 기본 30분이 허락된다. 사장님이 음식을 늦게 내보내거나 라이더들이 제시간에 배달하지 못하면 컴플레인은 곧바로 두 사람에게 돌아온다.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배달하기 위해 내 끼니 챙길 시간도 포기해가며 강남 도로 위를 누비는 라이더들. 손님에게 최상의 음식 퀄리티를 제공하기 위해 쉬지 않고 요리하는 사장님들.
그들에겐 단순히 한 끼가 아닌, 그 이상의 가치가 담겨있는 꿈을 싣고 달리고 있다.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올해 봄부터 서울지역에 20여개 생긴 공유주방들의 모습과 이곳에 입주한 배달 식당 사장들의 모습을 통해 변화하는 요식업계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