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 정화활동으로 시작된 습지 회복
- 2011년 맹꽁이 대규모 산란 포착···민간주도 ‘맹꽁이야~놀자’ 환경축제 시작돼
- ‘달성습지 생태학습관’ 개관···민·관 합작 습지회복 ‘눈길’
[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생태의 보고로 알려진 ‘달성습지’는 낙동강과 금호강, 진천천, 대명천이 합류하는 지역으로 보기드문 범람형 습지이다. 덕분에 계절마다 갓꽃, 기생초, 억새 등으로 장관을 이룬다. 철새들의 천국이자 맹꽁이 등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들의 집이기도 하다.
9월28일 오전 ‘달성습지 생태학습관’이 개관한 가운데 늘푸른봉사단 학생들이 아기자기한 곤충복장을 한 채 합창을 하고 있다.
사실 수십년 전 달성습지는 지금의 모습과 많이 달랐다. 1990년대 무분별한 개발과 댐건설 등으로 황폐해져 왔다. 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 등 썩지 않는 각종 쓰레기가 습지를 덮으며 야생 동·식물은 하나둘씩 사라졌다.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던 달성습지는 2000년대에 들어서 민간자원봉사단체들의 주도하는 정화활동으로 조금씩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1년 멸종위기의 맹꽁이가 대규모로 달성습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생태자원의 보고로 명성을 되찾기 시작했다.
지난달 28~29일 개최된 ‘생명사랑 환경축제 ’맹꽁이야~놀자!‘는 2011년 맹꽁이가 나타난 것을 기념하고자 시작됐다. 생명 사랑에 대한 소중함과 후손들에게 생태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그것을 유지하고자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특히 올해는 달성군 화원읍 구라1길 88(구라리 862번지)에 습지의 동·식물을 관찰·체험할 수 있는 ’달성습지 생태학습관‘이 들어섰다. 128억원이 투입된 생태학습관은 흑두루미가 날개를 접은 외형에 영상관, 생태이야기, 낙동강이야기실, 365오픈스튜디오, 기획전시실 등으로 구성됐다. 이곳에서는 환경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부터 습지의 사회적기능, 생태 소개, 습지 역사 등 ’달성습지‘의 모든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9월28일 학생들이 달성습지 일대에 펼쳐진 ‘맹꽁이야~ 놀자’ 환경축제에서 다양한 생태 부스와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이날 ’달성습지 생태학습관‘ 개관식과 맞물려 진행된 ’제6회 생명사랑 환경축제 ‘맹꽁이야~놀자! 행사에는 강효상 국회의원을 비롯해 이상길 행정부시장, 강은희 교육감, 남문기 늘푸른봉사단장, 생태·환경 관계자, 시민 등 1만 5000여명이 오가며 자연을 소중함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생태계가 파괴되면 나도 아파요. 깨끗한 자연속에 건강한 우리가 있어요.”
개막식에는 늘푸른봉사단의 관악대, 오카리나, 어린이합창단 공연 등 아이들의 노래와 율동을 통해 생태와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해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상길 행정부시장은 “생태학습관이 있기까지 많은 수고를 해준 달성군 주민과 한마루 건설, 그리고 축제 준비한 늘푸른자원봉사단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하다”면서 “생태관은 달성습지의 중심으로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교차지점에 있다. 자연을 보호하는 환경관리 정책을 시정에 중심에 두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효상 국회의원은 “동물과 식물이 살 수 없는 땅에는 인간이 살 수 없기에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해야 된다. 그것을 위해 애쓰고 있는 많은 환경단체에 감사인사 드린다”며 “이번에 개관한 생태학습관을 통해 어른 뿐 아니라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생태와 생명의 중요성을 알아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남문기 늘푸른봉사단 대표는 “달성습지에는 현재 식물 293종 동물 71종 등이 살고 있으며 그 중에 멸종위기종들도 있어서 보존 가치가 상당히 높다”면서 “이번 개관을 통해 생태환경의 중요성과 생명을 사랑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시민 환경축제의 장으로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9월28일 학부모와 학생들이 습지해설사와 함께 숲놀이 및 습지탐방을 하고 있다.
이날 환경축제는 ▲맹꽁이와 습지, 곤충 등 멸종위기 동물의 교육패널 ▲환경버스를 체험하는 ’푸름이 이동 환경교실 ▲곤충표본전시장 ▲맹꽁이 관찰학습 ▲달성습지 양서류·식물체험 ▲숲놀이 ▲습지탐방 등 32개의 생태 체험 부스가 운영됐다.
서건영(도원초 3학년) 군은 “나비를 잡으면 나비가 스트레스를 받고 아파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비를 잡지 않고 마음에 두고 눈으로만 볼 것이다. 나비친구가 잘 살기 위해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행사 참석한 안영미(39·여·서구) 씨는 “내 아이에게 깨끗한 공기를 마시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좋은 자연을 어떻게 대물림 해줘야 할지 몰랐는데 달성습지생태학습관에 와서 체험을 통해 나도 배워가고 자녀에게도 가르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대구시가 주최하고 (사)대구경북늘푸른자원봉사단이 주관, 대구시교육청·국립생물자원관·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대구경북환경보전협회·K-water낙동강권역본부·KBS대구방송총국·매일신문·㈜NAP·㈜화성이 후원했다.
(사)대구경북늘푸른자원봉사단은 2006년부터 12년에 걸쳐 1000여 봉사자들과 함께 달성습지에 떠내려 온 각종 생활 쓰레기와 산업폐기물 등 100여t을 수거했으며, 2012년 멸종위기 생물이자 환경지표 생물인 맹꽁이가 출현하면서 2014년부터 6회째 행사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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