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조국 장관” 부르다가도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나흘간의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조국 씨”, “조 전 민정수석” 등의 이름으로 호명했다. 사진은 9월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박은숙 기자.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지난 1일 대정부질문(교육‧사회‧문화 분야)에서 조 장관을 “조국 씨”라고 불렀다. 주 의원은 “조국 씨를 법무부 장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고 이 자리에서 따로 부를 방법도 없어서 법무부 장관이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장관으로 인정도 안 할 거면서 왜 질의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여 따지기도 했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도 지난 9월 26일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을 향해 “법무부 관계자 나와주세요”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에 곽 의원은 “빨리 나오세요”라고 재촉했다. 이를 보던 문희상 국회의장이 “곽 의원님, 법무부 관계자 나오라고 하셨습니까”라며 “혹시 법무부 관계자가 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만 나올 수 있다. 법무부 장관님 나와주십쇼”라고 다시 요청했다. 그제야 조 장관이 일어서서 단상에 섰다. 민주당 의원은 곽 의원을 향해 “나가라”, “그게 뭐냐”, “예의를 알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일부 한국당 의원은 조 장관을 ‘피의자’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피의자가 아니다”, “정정하세요”라며 받아쳤다. 정춘숙 민주당 의원이 “무슨 피의자예요. 무식하게”라고 했지만, 곽 의원은 “제가 피의자라고 부르는 게 부적절한가요”라며 크게 웃었다.
같은 날 권성동 한국당 의원 또한 조 장관을 호명했지만, “법무부를 대표해서 나와 주시라”고만 말했다. 이후 질의 과정에선 ‘조 전 수석(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라고 부르다가도 실수로 ‘조 장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소리 내 웃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지난 27일 국회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장관을 놓고 ‘조국 전 민정수석’, ‘피의자 장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등의 말을 번갈아 썼다.
한편, 조 장관은 대정부질문에서 주 의원이 “지난번 자택 압수수색 영장에 조 장관 이름이 피의자로 적시돼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변호인 말로는 (자택 압수수색 영장에) 피의자로서 적시되지 않았다고 말을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