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사로 검찰개혁 막기? 수사는 수사대로, 개혁은 개혁대로 하면 돼”
일요신문과 인터뷰 중인 이학재 의원. 사진=박은숙 기자
―단식투쟁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조국 사태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강력한 투쟁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투쟁 방식이 단식투쟁이었다. 제가 3선 의원인데 이런 일에 앞장서야 된다고 생각했다.”
―건강이 염려된다. 병원 검사 결과는 어떤가.
“혈당이 좀 떨어진 것 외에는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조국 사퇴’ 현재로선 가능성 없는 일 아닌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은 잘 안다. 이렇게 (문재인 정권이) 상식이 안통하고 극악무도할지 몰랐다. 제가 체력적으로 한계이고, 국감이 시작돼서 곧 단식투쟁을 중단할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최대한 버텨보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장관 문제는 사법절차에 의해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역대 인사청문회에서 의혹이 제기됐는데 사법적인 판단까지 기다린 사례가 없다. 그럴 거면 뭐 하러 청문회 하나. 의혹이 제기되면 다 재판에 넘기고 법원 판단 기다리면 되는 거 아닌가.”
―조 장관이 무죄라면 책임은 누가 지나.
“저는 조 장관이 절대 무죄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논문 조작하고 인턴 증명서 조작한 것들이 조 장관 부부 도움 없이 가능한가. 설사 조 장관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도 가족들이 그런 의혹을 받고 있는데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다. 최근 홍정욱 전 의원은 자녀가 마약 사건에 연루되자 ‘자식 잘못 키워 죄송하다’고 사과하지 않았나.”
―검찰 개혁 촛불집회에 많은 국민들이 모였다.
“조국 사태는 여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다. 옳고 그름이 무너지는 순간을 봤다. 검찰을 겁박해서 조국 수사를 방해하려는 행동이다. 대한민국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국가로 가는 것을 방해하는 진보 진영의 난동이었다고 평가한다.”
―여권에선 조국 수사가 검찰개혁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주장한다.
“누가 검찰개혁을 반대하나. 조국 수사는 조국 수사대로, 검찰개혁은 검찰개혁대로 하면 된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할 때는 살아있는 권력까지 수사하라더니 막상 수사하니까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압박하는 거 아닌가. 삼척동자가 봐도 지금 검찰개혁을 이야기하는 것은 조국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행동이다. 조국을 통해서 검찰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도둑이 경찰을 개혁하겠다는 거랑 똑같다.”
―조국 수사가 과도하다는 주장도 있다.
“여권에서 여자 둘만 있는 집을 11시간 압수수색했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다 가짜뉴스 아니었나.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정권이다.”
―조 장관 측에서 연락은 없었나.
“여당 국회의원들은 지나가다 가끔씩 들러서 걱정해주긴 한다. 조 장관은 연락도 없었고, 청와대에서도 아무 연락 없었다.”
―싸움은 그만하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목소리도 높다.
“조국 사태 와중에 할 일은 다하고 있다. 국정감사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대정부 질문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지 않나. 오히려 정부여당에서 증인채택이나 자료요청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아서 국회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야권이 조국 사태에만 치중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과거 한국당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단식투쟁을 하자 이를 비판하지 않았나.
“저는 당시 우리 당에서 그런 논평이 나갔는지 몰랐다. 저는 대통령이 자격 없는 국무위원을 임명한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항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단식투쟁을 하는 것뿐이다.”
―조 장관 임명 과정에서 여권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한국당 지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여권 지지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국민들이 바로 한국당 지지로 돌아서는 것은 아니다. 일단 많은 국민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제 국민들이 한국당으로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당을 개혁해야 한다.”
―일각에선 단식투쟁이 ‘정치 쇼’ 아니냐고 폄하한다.
“정치인이 처음부터 단식하고 삭발하진 않는다. 아무리 말로 해도 안 되기 때문에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아닌가. 저도 힘들다. 김대중 전 대통령(DJ)도 예전에 단식투쟁을 했는데 그것도 쇼를 한 건가. 자신들이 하는 건 투쟁이라고 하고 남이 하는 건 쇼라고 하면 안 된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