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 풍부한 달걀 껍데기, 구운 뒤 으깨어 음식에 첨가…이로운 세균 풍부한 사과 심, 장건강 도와
만일 지금까지 그랬다면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듯싶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불고 있는 지속가능한 식생활 트렌드에 따르면, 사실 모든 음식에는 버릴 부분이 없다. 다시 말해 작은 부분까지 모두 먹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음식 블로거들과 작가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새로운 조리법을 개발하고 있으며, 식당들조차 이런 열풍에 편승해 신메뉴를 속속 내놓고 있다.
가령 자투리 채소를 이용해 식초를 만든다거나, 먹고 남은 과일의 심부분을 이용해 칵테일 향을 돋우는 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과 심, 채소 겉잎, 심지어 달걀 껍데기 등 지금까지 먹지 않고 버렸던 이런 자투리 부분들에는 사실 건강에 이로운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다음은 영국의 ‘데일리메일’이 소개한, 건강을 위해 버리지 말아야 하는 음식의 자투리 부분과 이를 활용해 맛있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만드는 조리법들이다.
달걀 껍데기 반 개에는 칼슘 하루권장량인 약 700mg의 칼슘이 함유되어 있다.
#달걀 껍데기에는 우유보다 칼슘이 더 풍부하다
달걀을 먹을 때 껍데기까지 먹는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달걀 껍데기에는 우유보다 더 많은 칼슘이 함유되어 있다. 때문에 뼈, 치아, 손톱 건강이 염려된다면 달걀 껍데기 섭취를 적극 추천한다.
아르헨티나의 연구진들이 2013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달걀 껍데기 반 개에는 칼슘 하루권장량인 약 700mg의 칼슘이 함유되어 있다. 이에 비해 우유 작은 한 팩(200ml)에는 약 200mg의 칼슘이 들어있다.
어떻게 먹을까 달걀 껍데기를 먹을 때는 반드시 살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살균 방법은 간단하다. 달걀 껍데기를 끓는 물에 담그거나, 아니면 뜨거운 오븐에 구우면 된다. 그런 다음 으깨어 가루로 만들어 음식에 뿌려 먹는다.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대학의 과학자들은 “계란 껍데기를 이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루로 만들어서 빵, 피자, 또는 스파게티에 첨가해 먹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먹을 경우, 식감은 조금 다르지만 맛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이에 반해 다른 의견을 내놓는 전문가도 있다. 영양사인 체리 해거는 “살모넬라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살균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실은 유제품을 통해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법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수박씨 두 큰술에는 약 10g 정도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는 달걀보다 4g 더 많은 양이다.
#수박씨에는 단백질이 풍부하다
수박을 먹을 때 씨를 발라내기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발라낸 씨를 다른 방법으로 먹을 수 있다면 어떨까.
수박씨 두 큰술에는 약 10g 정도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는 달걀보다 4g 더 많은 양이다. 단백질은 근육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로, 전문가들은 매 끼니마다 약 20g의 단백질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농업 및 식품화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다른 식물 단백질과 달리 작고 검은 수박씨에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요소인 다양한 아미노산이 들어있어 몸에 더욱 이롭다.
수박씨에는 또한 건강한 혈액 세포에 필수적인 비타민 B와 마그네슘도 풍부하다. 마그네슘은 뇌기능을 강화하고 근육 경련의 위험을 줄여준다.
수박 껍질 역시 버리지 않는 것이 좋다. 여기서 말하는 수박 껍질이란, 붉은 과육과 푸른 겉껍질 사이의 하얀 부분을 말한다. 네덜란드 자연사박물관의 식물학자 겸 연구원인 수잔네 마스터스는 “수박 껍질에는 신장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섬유질과 칼륨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어떻게 먹을까 수박씨를 말리거나 구워서 먹으면 식감도 좋고 맛도 좋아진다. 수박씨에 향신료를 첨가한 후 자연 상태로 말리거나 오븐에 10분 정도 굽는다. 수박 껍질은 피클로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 마스터스는 “수박 껍질을 소금물에 담가 피클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고 말하면서 “이때 발효과정에서 젖산균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장건강에 이롭다”고 조언했다. |
셀러리(사진) 등 대부분의 녹색 채소 잎에는 영양분이 풍부하다.
#채소 잎은 버리지 않는다
대부분 먹지 않고 버리는 녹색 채소들의 잎, 가령 컬리플라워, 브로콜리, 셀러리 등의 잎에는 사실 영양분이 풍부하다. 마스터스는 “식물의 겉잎은 자랄 때 햇빛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이다. 이는 다시 말해 겉잎들이 안쪽 부분보다 더 유익한 화합물을 많이 만들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채소의 잎을 음식에 첨가해서 먹으면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뿌리채소의 잎 역시 건강을 위해 좋다. 가령 비트 한 큰술에는 신경 건강과 임신에 필수적인 약 130mg의 엽산이 들어있는데, 사실은 종종 먹지 않고 버리는 잎 부분에 엽산이 훨씬 더 많다. 이에 대해 마스터스는 “당근, 셀러리, 무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먹을까 채소의 잎은 생으로 먹거나 볶아 먹거나 혹은 볶음 요리에 첨가해서 먹으면 좋다. 마스터스는 “잎이 더러우면 깨끗이 세척해서 먹는다. 그렇게만 해도 완벽하게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영양분이 씻겨나갈 수 있으므로 물에 끓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셀러리의 경우, 만약 잎이 시들어서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면 셀러리 줄기를 물 속에 꽂아둔 다음 창가에 두면 다시 살아난다. |
감귤류의 껍질에는 건강에 이로운 화합물질이 과육보다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감귤류 과일은 과육보다 껍질이 더 건강에 좋다
오렌지, 레몬, 라임을 포함한 감귤류의 껍질에는 과즙이 풍부하고 달콤한 과육보다 건강한 플라보노이드가 더 많이 응축되어 있다. 플라보노이드는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식물 속 화학물질로, 신체세포가 질병과 싸우는 데 도움을 준다.
가령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오렌지 껍질 한 큰술에는 과육 자체보다 비타민 C가 세 배 가까이 더 많이 들어있다. 뿐만이 아니다. 오렌지 껍질에는 장 건강에 필수적인 섬유질이 과육보다 네 배 더 많다. 이와 관련, 마스터스는 “감귤류 과일의 껍질은 씨와 과육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에 맛도 가장 좋고, 건강에 이로운 화합물질도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먹을까 감귤류 과일의 껍질은 말리거나 구운 다음 갈아서 드레싱에 첨가해서 먹으면 좋다. 또는 껍질 가루를 요리에 뿌려서 먹으면 향도 좋고 맛도 좋아진다. |
사과심에는 소화기 건강과 면역 체계 건강을 돕는 이로운 세균이 풍부하다.
#사과 심은 장건강에 좋다
사과를 먹을 때 심 부분은 먹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사실 이 부분을 먹으면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사과의 심 안에는 사과가 가진 이로운 세균의 10분의 1이 들어있는데, 이는 특히 소화기 건강과 면역 체계의 건강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공과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사과의 꼭지나 씨앗에는 몸에 좋은 세균이 풍부한 반면, 아삭한 껍질은 세균의 농도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어떻게 먹을까 사람들이 사과씨를 먹기를 꺼리는 이유는 사실 사과씨에 함유되어 있는 독성이 있는 청산가리로 분해되는 아미그달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마스터스는 “사과씨의 독성 효과는 씨를 빻아서 먹거나 씹어 먹을 때, 그리고 씨를 한꺼번에 많이 먹을 경우에만 나타난다”고 말하면서 “일반적으로는 적정한 양의 사과를 먹을 경우에는 독성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통 성인의 경우, 청산가리 중독 증상이 나타나려면 한 자리에서 150개의 씨앗을 으깨서 먹어야 한다. 이는 약 20개의 사과에 해당하는 양이다. |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