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간 86개 문중으로부터 5만여 점 기증-기탁 받아
경상대학교 도서관은 10월 21일 고문헌도서관에서 고문헌 기증ㆍ기탁자 초청행사를 갖고, 시설을 견학하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경남=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 도서관(관장 장봉규 교수)은 21일 오후 고문헌도서관 1층 강당에서 ‘경남 고문헌의 보존과 전승 방안’이라는 주제로 ‘고문헌 기증자-기탁자-소장자-관계자 초청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 33년간 고문헌을 기증-기탁한 문중 관계자와 소장자-관계자, 고문헌도서관 건립에 기여한 전임 총장과 도서관장 등 지역 인사 100여 명을 초청했다.
행사는 고문헌을 기증-기탁한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고문헌도서관 시설을 견학함으로써 경남지역 고문헌의 보존과 전승 방안에 대한 고견을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장봉규 도서관장의 개회사, 이상경 총장의 환영사, 조규일 진주시장과 최구식 한국선비문화연구원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어 2019년도 고문헌 기증-기탁자 14명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산청 오부 매란정사 소장 고문헌을 영구기탁한 민경섭 씨에게는 총장 감사패가, 진주 상대동의 이현, 함양 급천재 문중, 고성 영현의 강성국 씨에게는 도서관장 감사패가, 최복경, 송우영, 이상구, 정규태, 신태삼, 구태근, 강창구, 이석주, 이영근, 김세욱 씨에게는 각각 도서관장 감사장이 전달됐다.
또한 동방한학연구소 허권수 소장(경상대학교 한문학과 명예교수)을 초청해 경남지역 고문헌의 보존과 전승 방안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이어 고문헌도서관의 보존서고, 고문헌실, 고문헌전시실을 관람하고 다과회 시간에는 이상필 경남문화연구원장과 기증자-기탁자-소장자의 견학-기증 소감 청취와 환담이 이어졌다.
이상경 경상대학교 총장은 환영사에서 “경상대 고문헌도서관은 관리가 어려운 지역민 소장 고문헌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해 건립했다. 지역민이 기증한 고문헌은 대학과 지역의 소중한 연구자산이 되고 있다”며 “경상대 고문헌도서관이야말로 거점 국립대학교의 역할과 사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고 소개했다.
고문헌도서관을 견학한 기증자 최증수 씨는 “경상대 고문헌도서관은 우리나라 대학도서관 중 최고의 시설을 갖춘 고문헌 전문도서관이다. 그동안 개인이 관리하기 어려운 고문헌을 경상대가 맡아서 체계적-전문적으로 관리해 주니 고맙다. 고문헌도서관이 있어서 경남의 역사기록을 소중히 지켜낼 수 있게 됐다”며 “경상대 고문헌도서관은 경남의 보배”라고 소감을 밝혔다.
2018년 2월에 개관한 경상대학교 고문헌도서관은 옛 ‘문천각’을 확대 개편한 도서관으로, 경남지역 민간소장 고문헌을 수집-보존하고, 이를 대학의 학술 연구 및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 설치했다.
경상대학교 도서관은 1986년 배달말학회로부터 고서 100권을 기증받기 시작해 현재는 고문헌 5만 점과 관련 도서 등 7만 4000여 점을 소장한 경남의 고문헌 대표도서관으로 성장 발전했다.
경상대학교 고문헌도서관은 크게 네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오로지 지역민의 무상 기증과 후원으로 자료를 확보했다. 21명이 문화재를, 86개 문중과 개인이 고문헌을 기증했다.
또 고문헌도서관 발전을 위해 조동열 씨는 토지를 기증하고, 김진천 씨는 발전기금을, 서양중 교수는 서화작품을, 정도준 씨는 고문헌도서관 현판 글씨를 기증했다.
둘째, 오로지 경남지역 고문헌을 특징적으로 수집했다. 이는 남명학을 비롯한 경남지역의 역사-인물-지리-생활사 연구에 중요한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
셋째, 고문헌은 한자 해독이 가능한 전문 연구자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경상대학교 고문헌도서관은 기증받은 고문헌을 잘 활용하기 위해 도서관-기록관-박물관의 기능을 융합해 전문 연구자뿐만 아니라 지역민도 공유하도록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넷째, 소장 자료를 디지털화한 ‘남명학고문헌시스템’을 개발해 모든 국민이 고문헌도서관 소장 자료를 무료로 열람하도록 개방하고 있다.
장봉규 도서관장은 “지난해 고문헌도서관을 개관한 이래 경상대학교 도서관은 매년 3000점에 달하는 고문헌을 지역민으로부터 기증-기탁받고 있다. 향후 경남지역 고문헌 전문도서관으로 육성 발전시킬 계획이다”고 발전 방안을 밝혔다.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