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곡 ‘인기’ 필두로 수록곡들 음원 차트 상위권 진입…병역기피 전력 비난여론은 여전
오랜만의 복귀이지만 MC몽을 반길 수만은 없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대중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군 회피 의혹’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가수와 작곡가를 넘어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면서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받은 스타이기에 대중의 실망감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쪽에선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진다. 그의 노래들이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강타하고 있어서다. 새 앨범 발표 직후 타이틀곡 ‘인기’는 멜론을 비롯해 지니, 벅스 등 온라인 음원사이트 정상을 석권했다. 거센 비난 여론만큼 음악의 인기도 뜨거운 상황에 가요계 관계자들도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가수 MC몽이 10월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정규 8집 ‘CHANNEL 8’ 발매 기념 음감회에 참석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틀간 단독콘서트 성황리 개최…기다린 팬과 비난 대비
MC몽의 노래 ‘인기’는 발매 일주일여가 지난 10월 31일에도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차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인기’뿐 아니라 이번 앨범에 수록된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시간 파트2’, ‘무인도’, ‘알아’ 등 노래 대부분 실시간 차트 상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이번 앨범은 MC몽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은 가사부터 시선을 붙잡는다. 특히 ‘인기’는 그 스스로 젊은 나날을 돌아보고 후회하는 내용이다. 8년 동안 굴곡 많은 생활을 해왔던 만큼 대중에 건네는 마음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트로트 스타 송가인과 그룹 투애니원 출신 박봄이 앨범 피처링을 맡은 점도 주목받고 있다. MC몽이 연루된 논란과 별개로 동료 뮤지션들의 신뢰와 지원사격이 계속된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MC몽은 앨범 출시 직후인 10월 25일과 26일 이틀 동안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몽스터 주식회사’라는 이름의 단독 콘서트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자숙 기간 동안 방송 활동은 멈췄지만 공연은 간간히 해온 그가 관객과는 만나기는 2016년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한 단독콘서트 ‘UFO’ 이후 3년 만이다. 물론 공연장 규모가 크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이틀간의 무대는 MC몽 음악의 오랜 팬들이 함께하는 자리로 완성됐다.
음원차트에서의 열띤 반응, 공연 개최 등 분위기와 달리 온라인상의 여론은 악화일로다. 소위 ‘연예계 3대악’으로 꼽히는 병역 논란이다 보니 성난 여론은 시간이 지나도 잦아들지 않는다. 한동안 거론되지 않았던 MC몽의 혐의가 그의 복귀와 맞물려 새삼스럽게 부각되고 있기도 하다.
MC몽은 한창 인기를 얻던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고의로 어금니 세 개를 뽑고 한 개는 손상되도록 방치해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가끔씩 연예인들이 군 면제를 위해 벌인 불법 행위가 논란이 된 적은 있지만 ‘고의 발치’는 처음이었던 탓에 충격이 컸다.
이뿐만이 아니다. MC몽은 7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원서를 내는 방법으로 군 입대를 연기해왔다는 의혹도 샀다. 경찰 수사 결과 MC몽은 병역법 위반 및 위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2012년 5월 24일 대법원 3부는 MC몽이 고의 발치로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공무원 시험 허위 응시는 유죄로 판결했다. 이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후 MC몽은 “논란을 야기한 것 자체가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활동을 중단했다.
가수 MC몽이 10월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정규 8집 ‘CHANNEL 8’ 발매 기념 음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그로부터 8년 뒤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만큼 MC몽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단독콘서트를 열기 직전 같은 장소에서 새 앨범의 수록곡을 소개하는 형식의 ‘음감회’를 개최한 그는 “모두에게 용서 받을 수 없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할 줄 아는 게 음악밖에 없다. 하고 싶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더는 음악활동을 미룰 수 없던 만큼 ‘정면 돌파’를 택한 셈이다.
MC몽의 노래에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이야기들이 담겼다. 한동안 우울증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 치료도 받았다는 그는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찾아가면서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물론 병역 논란에 따른 비난 여론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 “음악으로 갚겠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며 “평생 품고 가야 할 업보라고 여기고 있다”고 했다.
자숙과 반성의 목소리를 내면서 신중하고 진지하게 음악을 하겠다고 밝히는 MC몽. 스스로도 무척이나 조심스러워하는 상황에서, 음원차트에서 거둔 성과는 그에게 상당한 용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가요계 및 연예계 관계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일단 음악이 인기를 얻는 이유를 찾는 데 분주하다.
사실 MC몽은 병역 논란 이전부터 히트 작곡가로 인정받았다. 논란에 휘말려 자숙의 기간을 보낼 때도 ‘이단옆차기’라는 작곡 팀의 일원으로 조용하게 활동했다. 전면에 나서거나 굳이 이름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가요계 관계자나 아이돌 등 대중음악을 즐겨듣는 팬에게는 익히 알려진 사실. 이단옆차기는 걸스데이, 씨스타, 에이핑크는 물론 god, 여성보컬 린 등 인기 가수들의 음반에 참여하면서 숱한 히트곡도 만들었다. 그렇게 쌓인 MC몽의 저력이 이번 앨범에 대한 인기로도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쪽에선 이른바 입소문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를 인기의 원인을 짚기도 한다. 논란 속에 복귀한 점, 가장 주목받는 노래 ‘인기’의 피처링을 화제의 인물 송가인이 맡은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송가인의 피처링 참여를 두고 트로트 팬들은 ‘송가인을 이용한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비판했지만, 정작 음원차트에서는 찾아듣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