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가 전체 매출의 80% 차지…막대한 초기 비용 투자와 브랜드 유치·입지 우위 고착화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면세점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면세점 시장은 이렇게 커지고 있지만 한화·두산의 철수에서 알 수 있듯 롯데·신라·신세계, 상위 3개 면세점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1, 2위인 롯데와 신라는 올해 2분기 각각 1778억 원과 1116억 원, 3위 신세계는 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면 현대백화점면세점과 동화면세점, SM면세점 등은 적자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빅3’와 그 외 업체들 간의 간극이 벌어지게 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우선 유통사 브랜드 파워와 규모를 꼽는다. 면세업은 다른 유통업과 달리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내는 사업이다. 막대한 초기 비용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와 제품을 유치, 소비자들이 계속 찾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롯데나 신라에 비해 신세계는 후발주자지만 빅3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기존에 백화점 등 유통업을 해왔기 때문에, 다른 후발주자에 비해 명품 브랜드 등 차별화된 상품을 모셔오는데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면세점의 입지도 영향을 미친다. 면세점 업계 다른 관계자는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면세 시장이 변했다. 사드 배치 보복으로 중국 유커(단체관광객) 방문이 끊겼다. 그 자리를 보따리상(따이궁)들이 메웠다. B2B(기업간 거래)시장으로 변화한 것”이라며 “여의도의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이나 두산의 동대문 두타면세점은 버스를 대절한 단체관광객들에게 유리한 입지였다. 하지만 따이궁들이나 개별 관광객들이 찾기 쉬운 장소가 아니어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두산 관계자 역시 “면세 사업 시작하고 바로 사드 사태가 터졌다. 차라리 과도기였다면 시장의 변화에 대응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에 따라 이미 자리를 잡은 빅3의 승자독식 구도가 고착화됐다. 나름 자금력이 탄탄한 대기업 한화와 두산도 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서울 3곳, 광주 1곳, 인천 1곳, 충남 1곳(중소·중견기업) 등 신규 면세 특허 6개를 추가로 내줄 예정이다. 이에 따라 면세 업체 간 출혈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