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메니피 자마 선행·선입형…3위 엑톤파크 자마 비교적 거리적성 길어…4위 컬러즈플라잉 추입형 명마 여러 두 배출
씨수말 2위 한센은 자마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상금액수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승률, 복승률, 연승률 등 내용면에선 씨수말 1위 메니피를 앞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주에는 2019년 11월 현재 한국 씨수말 순위에서 톱10을 기록하고 있는 종마들과 그 자마들이 어떤 질주습성을 갖고 있는지 알아본다. 2016년부터 지난 10월까지의 서울과 부경의 모든 경주에서 3위 이내로 입상한 마필들의 경주 전개를 토대로 분석했다. 경주 전개도와 순위를 참고로 한 프로그램 분석이기 때문에 얼마간의 오차는 불가피함을 밝혀둔다.
메니피, 그는 죽고 없지만 그 자마들의 활약상은 여전하다. 아직도 씨수말 부문에서 당당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메니피의 자마들은 대부분 선행, 선입형 마필들로 드러났다. 그동안 입상한 유형을 보면 선행이 464회, 선입이 704회, 중간추입이 414회, 후미추입이 107회, 완전 바닥추입이 17회, 후미에 있다가 중간에 추월하는 무빙이 12회였다.
그 분포를 백분율로 보면 선행 27%, 선입 40%, 중간추입 24%, 후미추입 7%(바닥추입과 무빙 포함)의 분포를 보였다. 약한 편성에서 늦발하고 후미에서 추입한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메니피의 자마는 선행이나 선입 등 선두권에 가세할 수 있는 편성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씨수말 2위는 한센이다. 한센은 여러 번 언급했지만 수적으로 열세를 보여 상금액수에서 밀려서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승률, 복승률, 연승률 등에서 1위를 기록, 내용면에선 메니피를 상당히 앞지르고 있다. 단순하게 우승 횟수만 봐도 앞서고 있다.
주행습성은 극단적으로 앞에 몰려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순발력을 앞세워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 입상이 241회로 49%, 선입이 154회로 31%, 중간추입이 71회로 14%, 후미추입(바닥+무빙 포함)이 22회로 4%였다.
다양한 계열의 암말들과 교배하고 있어서 속단하기는 조금 이르지만 현재까지의 통계만 보면 한센의 자마들 중 순발력이 부족한 말은 다른 가능성을 찾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반대로 해석하면 선행이나 선입이 보장되는 레이스라면 조금 힘을 실어주고 싶은 기분이다.
성별로 보면 한센의 자마들은 메니피와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씨수말로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2군까지 범위를 넓혀보니 거세마가 1두, 수말이 4두, 암말이 3두였다. 현재까지의 대표마는 다이나믹스타와 런닝스톰이다. 암말 중에선 영희시대가 수말, 거세마들을 제치고 최다승인 8승을 올리고 있다.
씨수말 3위인 엑톤파크의 자마들은 어떨까. 스피드보다는 스태미나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엑톤파크는 그 자마들도 비교적 거리적성이 길게 나타났고, 이는 주행습성으로도 이어졌다.
3위 이내 입상유형을 보면 선행이 338회로 27%, 선입이 479회로 39%, 중간추입이 289회로 23%, 후미추입이 102회로 8%였다. 엑톤파크의 자마들은 느린 편성을 만나면 선행도 가지만 빠른 편성에선 선입이나 선입권 바로 뒤에서 따라가다, 그러니까 중간추입으로 막판에 한 발을 더 뛰어 입상하는 유형이 많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씨수말 4위인 컬러즈플라잉은 추입형 명마들을 여러 두 배출한 명성에 걸맞게 그 자마들이 엑톤파크 자마들보다도 좀더 고른 질주습성을 보였다.
3위 이내 입상횟수를 보면 선행이 271회로 27%, 선입이 354회로 36%, 중간추입이 226회로 23%, 후미추입이 130회로 13%의 분포를 보였다. 선행이나 중간추입이 큰 차이가 없고, 특히 후미추입이 13%라는 것은 추입형 마필이 적지 않다는 반증이다.
씨수말 순위 5위는 오피서다. 오피서는 2017년 처음으로 3위권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에도 3위를 지켜냈고, 은퇴한(2018년 10월) 이후인 올해에는 5위로 처졌지만 아직 톱10의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고 있다.
오피서 자마들의 입상유형은 경마팬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자유형에 가깝다고 언급한 적이 있지만 통계상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거리형 자마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의미가 있는 통계로 보인다.
선행 입상은 289회로 27%, 선입 입상은 379회로 36%, 중간추입 입상은 238회로 22%, 후미추입 입상은 131회(후미추입 99회, 바닥추입 27회, 무빙 5회)로 12%의 분포를 보였다.
씨수말 순위 6위인 테스타마타의 자마들은 대체적으로 선행과 선입형이 많았다.
선행 입상이 86회로 30%, 선입입상이 106회로 37%, 중간추입 입상이 71회로 25%, 후미추입 입상(후미추입 12회, 바닥추입 4회, 무빙 1회)이 6%였다. 씨수말로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과신은 금물이고 현재까지의 흐름 정도로 기억해두자.
테스타마타 자마와 관련해서 특징적인 점은 암말은 크게 뛰어주는 말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현재 3군 이상에 진출해 있는 자마 8두 중에서 암말은 단 1두(원더풀트루스)에 불과하고 거세마가 5두, 수말이 2두다.
기타 나머지 씨수말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8위 선더모카신의 경우는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선행 입상 확률이 47%로 다른 마필들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입상마 거의 절반이 맨 앞에서 뛰면서 버티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나머지 자세한 내용은 표를 참조하기 바란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