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0년대 중반 유통업계의 시선을 모은 사건이 하나 있었다. 섬유업체인 경방이 느닷없이 백화점사업에 진출한다는 발표를 했기 때문이다. 경방은 당시 신세계와 롯데가 진출을 모색하던 영등포에 경방필이라는 백화점을 세웠다.
물론 경방필백화점은 그후 유통업계의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의 위세에 눌려 이 지역에서 그리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유통에 경험이 많지 않았던 경방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백화점 사업에 진출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섬유업에 국한된 경방의 사업을 다각화시켜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사실 경방은 50년 전의 모습이나 지금이나 큰 변함이 없다. 신사업에 진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회사가 흔들리는 것도 아니다. 보수 전통의 기업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경방은 변함이 없다. 이 점은 탄탄하다는 점에서 장점일 수도 있지만 자칫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가지 못할 경우 도태될 수 있다는 측면도 많다.
이런 점을 경방의 경영인들도 잘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차세대 경영인으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김각중 회장의 장남 김준 경방전무를 중심으로 한 신세대 경영인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점에서도 그런 행보가 눈에 띈다.
현재 경방은 모기업인 (주)경방을 비롯해 백화점 등 유통분야를 리드하는 경방유통, 섬유수출을 맡고 있는 경방상사, 패션의류업체인 경방어패럴, 경방기계 등이 있다.
섬유를 위주로 된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신사업 진출플랜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구체적인 윤곽은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경방이 바이오사업에 참여할 것이라는 말도 나돌고 있다.
또 경방어패럴의 사업성을 강화해 패션의류업을 현재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섬유-의류-유통업을 연결시키는 사업수직화를 완성한다는 구도다.
그러나 경방의 이 같은 사업수직화계획은 제일모직, LG상사 등 대기업들이 대거 패션의류업에 진출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유통업의 경우 신세계, 롯데 등에 비해 자금과 인력에서 처지기 때문에 시장극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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