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대입 정시 비중 상향” 언급한 지 38일 만에
교육부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국가교육회의 공론화를 거쳐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서 정시 비율 하한선을 30%로 정한 지 1년 만에 대입 정책이 바뀌게 됐다. 사진은 유은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박정훈 기자
교육부는 대입전형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과 논술위주전형 위주로 쏠린 서울 지역 16개 대학에 수능위주전형으로 40% 이상 선발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대상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다. 대입전형은 논술위주전형과 특기자전형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학종과 수능위주전형으로 단순화한다.
교육부는 해당 대학에 고교 교육 기여대학 재정 지원 사업의 참여 요건을 만들어 2022학년도에 40% 정시 확대를 조기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16개 대학이 정시를 40%까지 늘리면, 정시 선발인원은 2021학년도 기준 1만 4787명에서 현 중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2023년에는 2만 412명으로 5625명(38.0%) 늘어난다.
교육부는 “이 인원은 정시모집 정원만 포함됐고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육계는 수시에서 이월되는 정원을 포함하면 정시로 뽑는 인원이 16개 대학 대입 정원의 45%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2024학년도 대입(현재 중2)부터는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비교과 활동과 자기소개서는 폐지한다. 수상 경력, 개인봉사활동 실적, 자율동아리, 독서활동 등은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다. 교사 추천서는 2022학년도부터 폐지한다.
고등학교가 스스로 기재해 대학들에 참고 자료로 제공하는 ‘고교 프로파일’(공통 고교 정보)도 전면 폐지한다. 면접에서만 이뤄지던 블라인드 평가는 출신 고교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대입전형 전체로 확대한다. 평가 기준을 개발해 학생과 학부모가 준비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아울러 평가 과정 녹화와 보존, 면접관 연임 금지 등을 통해 입시부정과 비리를 차단한다.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및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고른 기회전형과 지역균형선발전형을 합쳐 ‘사회통합전형’(가칭)을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저소득층 학생과 농어촌학생, 장애인 등 사회 배려 대상자를 모든 대학이 전체 모집 정원 대비 10% 이상 선발하도록 법으로 의무화한다.
또 2025년 고교 학점제 전면 실시에 따라 변화하는 교육정책을 종합 반영한 새로운 수능체계를 2021년까지 마련한다. 새로운 수능체계는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날 “지난해 공론화를 거쳐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대입전형 간 불균형이 심화된 가운데 학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지속됐다”며 “학생들의 대입 선택권을 보장하고 학종 실태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자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은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강화, 대입전형의 합리적 비율 조정, 사회통합전형 신설이 핵심”이라며 “이미 합의된 2022 대입제도 개편안을 보완한 것으로, 고교학점제에 부합하는 2028학년도 미래형 대입제도를 마련하기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께 신뢰받는 대입제도 정착을 위해 학생부종합전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고교‧대학 등 학교 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허일권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