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중방지 위한 계약총량제 시행 ‘헛구호’ / 총량제한 걸려 계약한 공사건 ‘파기’ 사례도
몇몇 특정업체들 수의계약 ‘독식’
실적 저조 업체들 상대적 박탈감
여주시가 관내 전문건설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정업체 편중에 대한 오해소지를 차단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계약 체결을 위해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수의계약 총량제’가 사실상 헛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8일 여주시와 계약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A업체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수의계약 총 31건에 3억7천여만원을 수주했다. 여주지역 170여 전문건설업체 가운데 대부분의 업체가 한해 수의계약 수주량이 5~10건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B업체도 25건에 3억 7천여만원을 수주했으며, 이중 절반가량이 공사금액 2천만원을 넘거나 가까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C업체 24건 3억1천만원, D업체 18건 2억4천여만원을 각각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반면에 몇몇 업체들은 올해 들어 달랑 1~2건 내지는 단 한건의 공사도 수주하지 못해 형평성 논란까지 빚어지고 있다. 여주지역 전문건설업계의 수의계약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가장 많은 건수를 올린 A업체는 최근 시청 모 부서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가 ‘계약 총량제’에 걸린 사실을 뒤늦게 알고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알려져 실적 저조 업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기고 있다.
시는 수의계약 편중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업체당 연중 수의계약 금액을 4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계약 체결 시 본청 외에 직속기관, 사업소, 읍면동의 계약을 본청에서 총괄 관리하기로 했지만 결론적으로 말뿐이었다.
계약 총량제에 걸린 사실조차 모르고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의 특정업체 쏠림 방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몇 업체의 ‘수의계약 독식’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수의계약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의계약 담당부서 한 관계자는 “총량제에 걸리지 않도록 매일 같이 점검하고 있지만 모 부서에서 (계약하면 총량제에 걸릴)A업체와의 계약이 체결된 사실이 발견돼 계약을 파기하라고 했다”며 “총량제를 초과하게 되면 계약을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사장은 “총량제 실시로 올해부터는 수의계약이 골고루 돌아갈 것으로 믿었었는데 1년이 다된 현 시점에서 보니 특정업체 편중은 지난해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며 “내년에는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편중방지를 막아 달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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