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불법 사실이면 행정조치”… 10년 넘게 ‘눈감은 단속’ 이제와 단속?
A골프연습장의 항공사진 모습이다. 골프연습장 그물망 안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허가 받지 않은 농지에 불법 확장돼 있는 골프연습장 시설이다. 특정 종중 소유의 농지에는 연습장 철탑 기둥과 그물망이 설치돼 있으며, 나머지 부분은 야적장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광주시 한 골프연습장의 배짱영업이 말썽이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허가부지 밖 농지를 불법 전용했다. 불법 전용된 농지에는 기존 허가받은 시설과 연계해 철탑과 그물망이 설치돼 있다. 허가 당시 주차장이던 그물망 밑 부지는 인접 농지와 함께 야적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다른 농지에는 벙커샷 연습시설이 조성됐다. 이 연습장은 지난 1995년 1월 오픈했다. 항공사진을 보면 2008년 이전부터 농지를 불법 전용해 연습장을 확장했다. 최소 10여년 동안 불법이 자행된 것이다. 불법 확장 이후 수차례에 걸쳐 건축물 용도변경 등 인허가 행정이 이뤄졌지만 이에 대한 불법 행위는 적발되지 않았다. 관계기관의 묵인 의혹을 사는 대목이다.
A골프연습장 농지불법전용 ‘봐줬나 몰랐나?’
비거리 타켓 늘리려 농지에 ‘철탑기둥’ 세워
시, 용도변경 진행했어도 불법은 나몰라라?
56타석을 갖춘 광주시 중대동 A골프연습장(9,956㎡)은 부지지형 상 타켓부분으로 갈수록 부지가 좁아진다. 그렇다보니 비거리 타켓방향 폭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연습장 측은 인근 농지(250번지)를 불법 전용해 타석길이와 타켓부분<사진참조>을 늘렸다. 타켓부분 폭도 최대 20여m 늘어났다.
불법 전용된 농지에는 대형 철탑기둥 2개와 그물망이 설치돼 있다. 농지는 B종중의 소유로 확인됐다. 종중 땅 4,565㎡ 가운데 수백여㎡가 연습장으로, 나머지 농지 대부분은 야적장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연습장 부지와 맞닿아 있는 564㎡ 규모의 농지(255의8번지‧대표자 B씨 소유)도 벙커샷 연습시설로 불법 전용됐다.
농지를 불법전용하면 원상복구명령 등 행정조치를 받게 되지만 연습장 측은 허가받지 않은 농지에 철탑과 그물망을 설치해 놓고 배짱영업을 벌여왔다. 2008년도에 촬영된 항공사진을 보면 이 연습장은 10여 년 전부터 농지를 불법 점유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2014년 8월 연습장에 대한 용도변경 등 여러 행정처리가 있었지만 불법 확장에 대한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광주시가 발급한 A골프연습장의 건축물대장상 배치도를 보면 불법 확장된 것과 허가 당시의 현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부지지형 상 타켓방향으로 갈수록 연습장 폭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있고, 그물망 아래 주차장이 표기돼 있지만 현재는 주차장이 아닌 일부 야적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차장 중앙 부분에 설치돼 있는 한 철탑은 인근 농지로 연습장이 불법 확장되면서 철거됐다. 불법 구조변경이 이뤄진 것이다.
사진 좌측 부분이 불법 확장한 A골프연습장 현재의 모습이다. 연습장 측은 ‘비거리’ 타켓 방향을 넓히기 위해 연습장 부지와 맞닿아 있는 타인 소유의 농지를 임대해 철탑 기둥을 세워 연습장 면적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농지 수백여 평방미터가 불법 전용됐다.
A골프연습장 관계자는 “처음에 연습장을 시작할 때는 땅 생긴 모양대로 시공을 했으나 땅이 한쪽은 짧고 한쪽은 길어 사용자들이 불편하다고 해서 (인근농지를) 임대해 쓰게 됐다”며 “그런데 시청에서 (농지 불법 전용을) 지적해 벌금을 물었다”고 말했다. 벌금을 문 시기는 5~6년 전쯤이고 그 이후부터 정식 허가를 받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광주시가 불법 전용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행을 하지 않자 이행강제금을 물린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 확인 결과 불법 전용된 250번지 농지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조치를 취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 부서들은 “골프연습장을 불법 확장한 부분에 대해 고발조치한 사례는 없지만, 불법행위가 사실이라면 원상복구 등 행정조치 대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5년 문을 연 이 연습장은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10여년 넘게 인근 농지를 점유한 채 이른바 ‘반칙영업’을 자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농지법이 위반됐고, 건축법이 위반 됐지만 광주시는 제대로 된 단속을 펼치지 않아 불법 묵인 의혹까지 사고 있다. 이 연습장은 올해 국내 유명 일간지가 선정한 소비자만족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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