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직전 구혜선 인터뷰가 기름 부어…연기력 비난, 외모 비하, 상대역 오연서 공격까지
이번에는 연기자 안재현이 표적이 됐다. 최근 온라인에서 안재현을 향한 혐오성 짙은 공격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유명 연예인에게 으레 따르는 악성 댓글의 피해로 치부하기에 그 표현의 정도가 지나치다. 특정 성향의 누리꾼이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되고 있다. 밑도 끝도 없이 안재현이 출연하고 있는 MBC 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의 또 다른 배우들을 싸잡아 ‘고소해야 한다’고 억지 주장도 나온다. 성형수술이 필요하다는 외모 지적부터 연기력에 대한 극도의 반감도 이어지고 있다.
안재현을 향한 누리꾼의 악의적인 혐오 공격은 올해 8월부터 본격화됐다. 아내인 구혜선과 이혼을 알린 직후다. 이혼을 결심한 연예인 부부는 보통 소속사나 법률대리인을 통해 소식을 알리지만 이들 커플은 달랐다. 구혜선이 SNS를 통해 남편의 “변심”을 파경의 원인으로 지목한 뒤 여러 차례에 격한 심경과 함께 부부 사이의 일을 폭로했다. 그 직후 온라인에서는 구혜선과 안재현의 편으로 나뉜 여론의 대결 양상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구혜선은 적극적으로 입장을 낸 반면 안재현은 침묵을 택했다. 구혜선의 감정이 이입된 일부 극성 누리꾼에게 안재현은 그야말로 ‘표적’이 된 것이다.
안재현. 사진=MBC 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 공식 홈페이지
#연기력 논란 댓글 증폭…건전한 비판 아닌 ‘인신공격’
의견 차를 줄이지 못한 안재현과 구혜선은 9월 이혼 소송에 돌입했다. 이후 잠잠해진 듯 보인 악성 댓글은 안재현의 주연 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이 11월 27일 방송을 시작한 것을 기점으로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안재현은 이혼 공방이 가열될 때도 사전 제작으로 진행 중이던 ‘하자있는 인간들’의 촬영에 열중했다.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에 동료 연기자는 물론 제작진 역시 그에게 신뢰를 드러냈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이른바 ‘연기력 논란’이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배우의 연기력이나 실력을 평가하는 것은 시청자의 권리지만, 현재 온라인에서 안재현을 두고 벌어지는 ‘연기력 논란’은 대부분 혐오와 악의로 점철된 공격에 치중돼 있다.
‘살쪘다’ ‘성형수술이 필요하다’ 등의 외모비하는 시작일 뿐이다. 시청률이 저조한 탓을 전부 안재현에 돌리는가 하면, 상대역 오연서까지 공격하는 시도도 잇따른다. 안재현을 캐스팅했다는 이유로 제작진에 비난의 화살을 보내기도 한다. 부부가 아니면 누구도 알 수 없는 이혼의 내막과 사정을 마음대로 유추하고 상상하면서 안재현을 ‘가해자’로 지목해 비난을 퍼붓는 행동도 반복해 벌어지고 있다. 연예인 부부의 이혼 과정을 마치 ‘성대결 양상’으로 몰고 가려는 듯 난데없이 ‘페미니즘’ 논란까지 등장했다.
‘하자있는 인간들’ 제작진의 고민도 깊을 수밖에 없다. 혐오성 공격은 어떤 식으로든 드라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 민심’이 곧 여론을 대변하는 상황이 돼 버린 탓에 당사자들의 걱정은 커져만 간다. 한 방송 관계자는 “네이버처럼 실시간 반응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대화창이 악성 댓글로 채워지면 ‘입소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개인사를 문제 삼아 연기력이나 작품 전체를 평가하는 행위가 과연 온당한 일인지 오히려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현재 ‘하자있는 인간들’의 시청률은 3%대로 답보상태다. 평일인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8시 55분 방송 시간이나, 최근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이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을 감안한다고 해도 저조한 성적이다.
개인전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 언론간담회 참석 당시의 구혜선. 사진=고성준 기자
#구혜선, 안재현 드라마 방송 직전 여성지 인터뷰
악재는 더 있다. ‘하자있는 인간들’의 첫 방송 직전인 11월 26일 여성동아는 구혜선과 나눈 인터뷰를 공개했다. 구혜선은 인터뷰에서 안재현을 “너무 믿었던 사람이라 용서가 안 됐다”며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는 심경과 함께 이혼에 이르게 된 과정을 상세히 밝혔다. 절묘한 타이밍이다.
구혜선은 인터뷰에서 “안 좋은 날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싸울 일도 없었다. 서로 싫어하는 일을 별로 하지 않았다”면서도 “(안재현이) 드라마 주인공으로 캐스팅되고 나서 행동이 달라졌다. 운동을 해야 한다고 아침 일찍 집을 나가 저녁 늦게 취해서 집에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하자있는 인간들’이 결정타가 됐다는 뉘앙스로 충분히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구혜선은 이혼을 발표하기 두 달 전 즈음 안재현이 서울 강남에 오피스텔을 따로 마련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한 달 동안 연락이 안 됐을 때도 ‘집중해서 연습할 시간이 필요한가보다’라고 생각했지만 자유롭게 살고 싶다면서 이혼하자고 하더라”라고 고백했다. 이혼을 결심한 연예인의 담담하고 진솔한 심경으로는 공감을 샀지만, 구혜선의 인터뷰는 또 다시 안재현을 향한 온라인 공격에 기름을 부었다.
뒤이어 구혜선은 한동안 멈췄던 SNS 활동까지 재개했다. 구혜선의 글이나 사진, 심지어 SNS 댓글까지도 즉각 온라인에서 기사화 됐고 포털사이트 검색순위를 오르내렸다. 때로는 구혜선의 SNS가 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보다 더 큰 화제가 될 정도다.
안재현은 조금 다른 입장이다. 이혼 소송에 돌입한 뒤 악성 댓글 피해나 루머에 일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그는 최근까지도 묵묵히 작품에 임하겠다는 각오만 드러내고 있다. 다만 드라마 방송 직전 오연서, 김슬기 등 동료 연기자들과 참여한 제작발표회에서는 “개인사를 통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도 내가 해를 끼치는 게 아닐까 싶어 조마조마한 마음”이라고 처음 입을 열었다. 이 말을 하던 중 지나치게 긴장했는지 턱밑까지 땀을 줄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보다 못한 동료 연기자 구원이 행사장을 잠시 빠져나가 티슈를 구해와 안재현에게 건네야 했을 정도였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