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복귀 실익뿐 아니라 명분도 부족…내년까지 청와대 근무 뒤 지방선거 출마 전망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11월 6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후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강기정 수석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광주시장에 도전했지만, 현 이용섭 시장에게 본선 후보 자리를 내줬다. 강 수석 측 관계자는 “21대 총선 출마를 거론하는 분들이 많지만, 여의도로 복귀할 가능성은 제로다. 이미 3선을 한 마당에 국회의원 배지를 한 번 더 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차기 광주시장을 노리느냐’는 질문에 “맞다”고 전했다.
4선 도전 실익뿐 아니라 여의도 복귀에 대한 명분이 부족한 것도 총선 불출마를 하는 데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대(82학번) 총학생회장 출신인 강 수석은 2000년 16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시에도 19.9%의 득표율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강 수석은 ‘중진 물갈이’ 명분으로 2004년 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 광주 북구갑 경선을 정면 돌파했다. 급이 올라간 강 수석이 여의도로 복귀할 명분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강 수석은 청와대 정무수석 임기를 마친 후 ‘광주시장 재도전’ 직행열차에 몸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 수석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될 당시에도 복수의 부처 장관직을 권유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측근 그룹에서 “장관직보다는 차관급이더라도 정무수석을 하는 게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며 BH(청와대)행을 권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복수의 측근들은 최소 내년 중반까지 청와대에 있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하명수사·감찰무마’ 의혹이 제기된 이후 청와대 참모진 그룹의 총선 입지가 좁아진 것도 강 수석 유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최근 문 대통령 최측근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 이후 청와대 내부에는 ‘참모진 개편 최소화’ 기류가 흐르고 있다. 다만 야권에서 강 수석을 여권의 ‘트러블 메이커’로 지목한 데다 청와대 참모진 그룹의 인적쇄신 필요성도 제기, 문 대통령이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 한 의원은 강 수석이 지난 11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고성 논란을 벌이자, “정무수석이 아니라 막가파”라고 힐난했다. 당시 여권에서도 총선 불출마를 택한 이철희 민주당 의원의 정무수석 발탁설이 나돌았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