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 원안에 무기명 투표일시 받아들일 수도 있어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심 원내대표는 “헌정 사상 유례 없는 사나흘짜리 꼼수 쪼개기 국회를 열겠다는 민주당 편을 드는 여당 하수인 국회의장과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겠다” “의장이 예산안 날치기를 하는 등 의사진행을 편파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심 원내대표가 강하게 반발하는 계기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관한 국회의장과 한국당의 이견 때문이다. 문희상 의장은 “회기를 언제까지 할지에 관한 필리버스터는 논리적 모순”이라면서 필리버스터 불허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심 원내대표는 “회기결정의 건이 필리버스터 대상이 안 된다는 주장은 국회법을 전혀 모르는 얘기”라며 “2013년 9월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회기결정의 건‘ 대해 토론을 한 바 있다. 토론 대상이 됐던 안건이라는 것은 무제한 토론 신청 대상도 된다는 얘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문희상 의장이 회기결정 건에 필리버스터를 방해한다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형사 고발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한 심 원내대표는 12월 16일 더불어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원안(225+75, 비례대표 50% 연동률)대로 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할 경우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법이 원안으로 상정되고 무기명 투표가 보장된다면 (표결 참여를)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도 “의원들의 자유투표가 보장된다면 당내에서 표결 참여를 설득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 배경에는 만약 원안대로 갈 경우 지역구 의석수가 줄어들 수 있어 현역 의원들의 반발표가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을 읽을 수 있다. 특히 무기명 투표까지 보장된다면 의석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호남 등 지역 의원에서 당론과 배치되는 배신 투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