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방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최근 워크아웃 상태에 있는 신동방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동원엔터프라이즈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동원컨소시엄은 동원그룹의 생활산업군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식품회사인 동원F&B, 동원창업투자 등 3사로 구성돼 있다.
동원그룹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신동방은 ‘해표’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기업. 동원에서도 식용유를 내놓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4%대로 미미하다.
▲ 지난 4월23일 세계일류기업 대표 초청 오찬장에 노무현 대통령(왼쪽)과 함께 입장하고 있는 김재철 동원그룹 회 장(무역협회장). | ||
업계에선 동원엔터프라이즈 컨소시엄이 신동방을 인수할 경우 생활산업군의 주력기업인 동원F&B의 연간 매출액이 1조원대에 달해 메이저 식품회사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F&B의 지난해 매출액은 5천8백억원이고, 신동방은 3천9백21억원이었다.
관련 업계에선 동원F&B가 참치, 김치, 생수, 냉동식품 등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식용유 시장에서 파워브랜드인 해표를 인수할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식품업계 1위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식품시장에서 선두는 CJ.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이 2조2천7백억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CJ의 경우 제약이나 세제 등을 포함한 부분이어서 동원과 단순 비교하긴 무리. 그렇지만 동원이 생수, 김치, 식용유, 참치 등이 주력 품목이 되는 만큼 1조3천억원대인 농심(라면, 생수, 즉석식품)이나 7천7백억원대인 오뚜기(라면, 소스류, 식용유, 참치캔) 등과 치열한 식품시장전이 불가피하다.
특히 CJ와의 식용유 시장 한판승부가 뜨거울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신동방의 ‘해표식용유’는 식용유 시장에서 막강한 브랜드파워를 가지고 있다.
해표식용유는 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선두를 달렸으나, 그룹이 위기에 빠진 지난 99년 CJ에 42 대 41로 역전당한 이후 현재는 시장점유율이 30%대까지 떨어졌다. 회사가 부도나면서 물류지원과 마케팅활동이 제대로 뒤를 받쳐 주지 못하면서 점유율이 역전된 것.
때문에 신동방이 새주인인 동원F&B과 결합해 인력, 자금력 등을 지원받을 경우 CJ에 빼앗겼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런 점 때문에 CJ도 그동안 신동방 인수에 나름대로 물밑작업을 벌여왔다. CJ는 최근 있었던 신동방 입찰에 참여했다. 그러나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동원컨소시엄에 밀리고 말았다.
입찰주간사인 우리은행은 동원을 최우선 협상자로, CJ컨소시엄과 KTB네트워크컨소시엄을 예비 컨소시엄으로 각각 선정했다. CJ쪽에선 동원컨소시엄에서 인수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
채권단이 제시한 입찰액은 3천억원선이지만 동원이 얼마를 제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2001년 롯데삼강은 1천9백억원을 제시한 바 있었다.
CJ 등 업체들 사이에 “동원이 그렇게 많이 제시할 줄은 몰랐다”는 얘기가 오가고 있어 동원측이 신동방 인수를 위해 예상보다 많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동원의 오너인 김재철 회장의 신동방 인수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